대전 효문화뿌리축제 내년 개최 불투명

중구의회 예산 5억 전액삭감… 축제위원회 운영조례 '도마' 구 “조례 해당안된다” 반박

대전효문화뿌리축제 내년도 축제운영 예산 5억원이 지방의회에서 전액 삭감돼 내년 개최가 불투명하게 됐다.

18일 중구에 따르면 중구의회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전액 삭감한 대전효문화뿌리축제 예산을 심사대상 항목에 추가시키는 등 부활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이날 진행된 계수조정에서 끝내 전액 삭감했다.

이로써 대전의 3대 대표축제로 선정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도약하려던 대전효문화뿌리축제는 내년 개최 여부도 불분명한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결국, 예산 삭감에 따른 전국 문중들의 거센 항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중구축제위원회운영조례 문제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앞서 김연수 예결특위위원장은 예산삭감 이유로 집행부가 효문화뿌리축제 개최를 위해 진행해야 할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당 조례에는 '각 축제의 추진위원장은 내년 축제에 관한 사업계획서를 매년 9월 10일 이내에 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며, 위원회는 지체 없이 이를 심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중구가 절차를 무시한 채 예산안만 제출했다는 것이 예산 삭감의 가장 큰 이유다.

그러나 중구는 해당 조례 제2조(정의)에 '이 조례에서 축제라 함은 대전시 중구에서 단위사업 2000만원 이상의 경비를 지원해 개최되는 각종 문화·관광축제 등 축제적 의미의 명칭을 사용하고, 개최 시기가 정례적으로 주기성을 띠는 경우를 말한다'라고 명시돼 있는 부분을 들며 반박했다.

조례에 명시된 축제는 민간행사 보조금을 다른 사람에게 지원하는 축제며, 효문화뿌리축제는 중구에서 직접 예산을 편성해 집행하기 때문에 조례에 명시된 축제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집행부와 의회간 조례해석을 놓고 이견이 발생하게 된 것은 지난 2월14일 제정된 해당 조례가 이충선 전 의원이 전남 여수시의 축제 위원회 설치 및 운영조례를 그대로 베껴왔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중구의 지역적 여건 등 실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중구와 달리 세계적인 관광도시인 여수시 축제조례를 자치단체명만 중구로 바꾸고 일부사항만 변경한 뒤 조례를 제정했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이 전 의원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하게 실적을 쌓기 위해 제정한 조례가 이번 사태로 번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여수시는 해당 조례는 7개가 넘는 여수시의 문화축제 보조금 지원에 관한 심의절차를 추진하기 위해 제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효문화뿌리축제처럼 여수시에서 직접 집행하는 축제성 행사는 없으나, 설령있다고 해도 본 조례 적용대상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놔 이번 사태의 논란은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구 관계자는 “우리는 조례해석에 대해 법률적인 자문까지 받아서 의회에 제출했는데, 의회는 이를 무시하고 의원 개인 해석에 의존해 예산을 삭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24일 문화관광부에서 유망축제 발표가 있는데, 여기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답답하지만 방법이 없다. 지금 당장은 추경에 축제 예산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