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인사혁신에 반대하는 교장이나 교감 등 관리자들의 눈치를 보며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교사들이 용기를 내 지지에 나서는 것이다.
다만, 논란에 따른 의견수렴 절차가 공문형식이어서 이에 대한 익명이나 비밀보장이 안 돼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학교현장 의견수렴시 전체회의를 통해 의견을 개진하는 상황이지만 관리자나 몇몇 교사들의 눈치를 보며 제대로 된 견해를 밝히지 못하기 때문이다.
18일 세종교육청과 상당수 일선 교사에 따르면 지난 9일 발표한 인사혁신 종합방안에 대해 많게는 80~90% 가량의 교사가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방안 발표 직후 찬반이 절반 가량 나뉘며 대립각을 세우는 듯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선 교사들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이다.
실제 논란으로 비화된 부분은 교감 자격연수 대상자 선정시 교육 총 경력 기준이 15년에서 20년으로 상향 된 것과, 교사 근무성적평정시 동료 교원들로부터 지지와 인정을 받는 다면평가 적용 강화이다.
세종지역 특성상 교감 승진자원 부족에 따른 차출 연령 하한 현상이 심해 질적인 관리가 부실했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교육 경력이 15년 이상 된 소위 '중고참' 교사들로서는 당장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고, 교장이나 교감 등 관리자들로서는 탐탁지 않은 내용이어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혁신방안 발표 이후 전교조와 교총간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기도 했다.
교총은 학교현장의 의견수렴이 미흡하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지만 전교조는 찬성 논평을 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선 교사 상당수는 교육청 홈페이지에 찬성, 지지 글을 올리면서 적극적인 정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한 교사는 “아직은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많은 교사가 인사혁신안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많은 교사가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교사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인사개혁을 통해 세종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교육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게시했다.
그러면서도 교사들은 의견수렴의 문제점 지적을 빼놓지 않았다.
학교현장에서는 관리자들 앞에서 민주적인 의견 개진이 쉽지 않아 눈치를 보며 이미 마련된 반대 답안지의 거수기 역할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한 교사는 “거의 모든 혁신안에 반대하는 항목을 기본안으로 회의가 진행됐고, 모든 교직원 앞에서 수정이 필요한 사항만 얘기하라고 하는 등 의견수렴 자체가 왜곡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세종=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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