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구 궁동에 위치한 '순정닭발'은 인근 충남대 학생들과 주변 직장인들에게 저녁 술자리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집에서 가장 인기 좋은 메뉴는 냄비닭발이다. 기존에 먹던 닭발구이에 국물을 자작하게 담고 냄비에 담아 나온다. 빨간 양념을 듬뿍 머금고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모습이 언뜻 보면 닭볶음탕처럼 보이기도 한다.
매콤한 향이 코끝을 자극하는 것이 입에도 대기 전부터 매운 맛을 짐작케 하지만 막상 입에 넣으면 의외로 담백하고 구수한 국물 맛이다. 칼칼한 국물과 함께 넘어가는 뒷맛 역시 냄비 닭발에서만 느낄 수 있다. 껍질과 속살이 한 번에 빠져나와 먹기에도 편하다.
냄비닭발을 먹고 난 뒤 아쉬움이 남는다면 볶음밥을 추가하면 된다. 남은 국물에 밥을 볶은 다음 치즈 가루를 뿌려 주는데 볶음밥 안에도 치즈가 녹아있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숯불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닭발구이는 매운맛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뼈가 두껍지 않아 함께 씹어도 불편함이 없다. 삶는 과정을 한번 거쳐 구웠기 때문에 식감이 더욱 쫄깃하다.
매운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똥싼닭도 있다. 메뉴 이름에서 익살스러움이 느껴지는데 닭똥집 튀김에 통닭을 얹은 모습이 마치 닭이 똥을 싼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야들야들 쫄깃한 맛이 맥주 안주로 제격이다.
닭고기를 구할 수 있는 곳은 넘쳐나지만 막상 닭발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최해문(33) 사장 역시 “창업을 하며 가장 힘든 일은 신선한 닭발을 구하는 것”이라고 토로한다. 이 집의 닭발은 전라북도 익산에 위치한 양계 농가에서 직접 공수해 온다. 최 사장은 “신선한 닭발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대전 근거리에 있는 익산을 선택했다”며 “공급 받은 닭발도 조리 하기 전 꼼꼼하게 살펴본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처음 창업할 당시 다짐했던 '청결하고, 친절하고, 맛있는 집'으로 손님들 기억 속에 남기를 바란다”며 상호명의 순정닭발처럼 순수하고 정직한 음식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메뉴판:순정닭발 7천500원. 무뼈닭발 8천500원. 날개구이 7천500원. 냄비닭발 1만5000원. 똥집튀김 1만5000원 똥싼닭 1만3000원. 오돌뼈 1만5000원.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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