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은 학급 증설이나 배정인원 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세종교육청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불신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17일 학부모들과 세종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공립단설유치원 원아모집에서 입주 완료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극심한 쏠림현상이 나타난 반면, 건설 중인 아파트 단지 인근 유치원은 미달사태를 빚으면서 대란이 발생했다. 탈락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교육청 등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담당부서의 업무는 마비될 지경이다.
교육감까지 사태 진정에 나서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원성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세종시 유치원 대란 왜= 세종지역은 행복도시로 일컬어지는 신도시와 읍·면이 공존하고 있다. 읍·면 지역은 농촌지역인데다 초등학교 내의 병설유치원이고, 원아 대상이 상대적으로 적어 행복도시 내에서 발생한 단설유치원 대란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정부세종청사를 중심으로 한 행복도시는 계속해서 도시가 건설 중인 만큼 자족기능은 물론 정주여건 또한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문제는 아파트 입주가 완료된 지역의 일부 유치원은 8대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인 반면, 아파트가 건설 중인 지역의 유치원은 대규모 미달 사태가 나타났다. 아파트 입주가 계속 이어지면서 이같은 사태는 향후에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형편이다.
학부모들이 학급 증설이나 유치원 배정인원 조정을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종교육청 대안은= 세종교육청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교육부에서 마련한 유치원 수용계획과 설계에 따라 최대한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또 도시 형성과정인 만큼 부득이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유치원 대란에 따른 당장의 대책은 현실적으로 마련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견지하고 있다.
세종교육청 관계자는 “신생도시가 갖는 여러 문제점 중 가정 어린이집의 형성이 미흡하고 공립 어린이집이 충분히 개설되지 못한 점 등의 특수 상황이 복합적으로 얽혀 어려움에 처한 것”이라며 “지자체와도 상황을 공유해 공립 또는 가정 어린이집을 확보하거나 유치원 추가 부지 및 예산 확보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중복지원 당첨도 49명 달해= 일부 학부모들은 1차 지원시 세종교육청의 중복지원 불가 방침에도 규정을 어기고 지원, 49명의 원아가 합격 취소 조치됐다.
학부모 A씨는 “2년 전부터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올해도 똑같은 상황이 빚어졌다”며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해마다 되풀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종=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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