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재판을 효율적으로 진행해 평가 점수가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일부 법관들의 고압적인 재판진행 등은 여전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대전지방변호사회(회장 문성식)는 16일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실시한 법관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재판진행 과정에서 공정성과 신속성, 신속·적정성 등 10개 항목에 대해 A(100점), B(90점), C(80점), D(70점), E(60점) 등 5단계로 나눠 대전고법·지법 소속 법관들을 평가한 결과, 평균 89.47점으로 조사됐다.
올해 1년간 640건의 평가서가 접수됐고 평가된 법관 수는 107명이다.
시행 첫해인 지난해와 비교하면 평가서 170여 건이 증가해 변호사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이중 상·하위 법관 선정은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변호사 7명 이상이 평가한 법관 37명을 대상으로 했다.
최우수 법관은 96.21점을 받은 대전고법 제1형사부 이원범(49·사법연수원 20기) 부장판사가 선정됐다.
뒤를 이어 대전지법 제1행정부 김병식(48·28기) 부장판사, 제1형사부 김용덕(50·27기) 부장판사, 민사12단독 김정곤(42·28기) 부장판사, 제3형사부 황순교(43·27기) 부장판사 등이 94.01점 이상으로 상위 5위 이내에 들었다.
상위 법관들의 공통된 특징은 재판 진행과정에서 당사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재판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면서 변론권을 충분히 보장한다는 점이다.
최하위 5명의 법관은 공개하지 않았다. 최하위 법관들은 최저 71.93점에서 최고 80.56점까지 점수를 받았는데, 이중 2명은 지난해 최하위 5위 이내에 선정됐던 법관으로 올해에도 여전히 고압적 재판진행 등이 개선과제로 꼽혔다.
변호사들이 꼽은 문제사례는 ▲대리인에게 반말과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부적절한 언행 ▲강제적 증인절차 이행촉구 등 독단·편파적 재판진행 ▲당사자간 첨예한 대립상황에서 조정 강요 등 변론권 제한 등이다.
대전변호사회는 이번 법관 평과 결과를 소속 법원장과 대법원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문성식 대전변호사회장은 “앞으로도 법관 평가를 능동적으로 활성화해 공정한 재판과 재판 절차의 표준화, 시차제 재판의 창조적 구현 등 재판제도의 선진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국민의 법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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