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치원은 미달사태를 빚었지만 입주가 완료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원아모집 쏠림현상이 나타나면서 '반' 증설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아파트 입주가 계속되는 시 특성에 따라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교육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6일 세종시교육청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최근 기존 10개 유치원과 내년 3월 개원 예정인 11개 유치원 등 총 21개 공립단설유치원을 대상으로 원아모집 원서를 접수한 결과, 일부 유치원은 미달된 반면, 아파트 입주가 완료된 유치원을 중심으로 경쟁률이 치솟았다.
도담유치원 만 4세 반의 경우 9명 모집에 71명이 몰려 가장 높은 7.8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세종교육청은 전체 모집인원이 3000여명 수준인데, 실제 원서를 접수한 인원은 2054명이어서 세종시 전체 유아를 수용하는 데 충분한 여유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2차 모집과 정부세종청사 3단계 이전에 따른 유아 유입 등의 수요를 반영해도, 당초 계획한 적정 규모의 유아교육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차 모집에서 탈락한 학부모들은 교육청의 정책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세종교육청이 단일 권역으로 묶어 중복지원을 금지한데다 단순한 정원 대비 지원자 수치만 따져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학부모 A씨는 “대규모 아파트 2개 단지를 만들어 놓고 유치원은 고작 1곳만 지어 놓은 게 말이 되느냐”며 “집 앞의 유치원을 두고 보내지 못하는 현실, 교육의 도시를 외치는 세종시가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학부모 B씨는 “자녀의 유치원 때문에 세종시를 떠날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있는 게 지금 세종시의 현실”이라며 “유치원 대란이 올해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교육청의 현실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불만은 이 뿐만 아니다.
민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보내고 싶어도 선택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는데다 대부분 정원이 차 있어 이 또한 들어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학부모는 자녀의 유치원 탓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이사까지 심각하게 고려하는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학부모 C씨는 “다른 불편한 편의시설은 참을 수 있지만 유치원 부족으로 많은 학부모가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며 “단일 권역으로 수용하는 정책을 재검토하던지, 유치원 배정 인원에 대해 조정을 하던지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세종=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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