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1위 샘표, 과징금 7억 쓴 맛

지정 거래처에만 제품 팔도록 대리점·특약점에 일방적 제공

대리점의 거래처를 일방적으로 제한한 샘표식품에 거액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리점이나 특약점에 미리 지정해 둔 거래처에만 간장제품을 판매하도록 한 샘표식품에 시정명령과 함께 7억6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샘표식품은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이 2391억원, 간장시장 점유율이 53%로 업계 1위 업체이다.

샘표식품은 2008년 7월부터 지난 8월까지 전국 96개 대리점과 139개 특약점에 11개 간장제품을 판매하면서 회사가 대리점과 특약점마다 영업구역을 지정, 각 구역 안에서만 제품을 공급하도록 했다.

또 대리점과 특약점이 거래지역과 거래상대방 제한 정책을 위반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감시해 왔으며, 위반 대리점에 대해서는 계약해지, 출고정지, 실적이관, 장려금 미지급, 변상 등의 불이익 조치를 했다.

회사 지침에 따라 영업구역에서만 제품이 공급됨에 따라 대리점이나 특약점마다 자율 경쟁이 원천 차단된 것이다.

또 샘표식품은 제품을 출고하면서 간장 병이나 포장박스별로 일련번호를 붙이거나 비표를 표시, 수시로 제품의 판매경로를 추적하고 감시하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공정위 조사에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간장업계 1위인 샘표식품의 거래상대방 제한 행위를 제재함으로써 유통단계에서 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서민생활 밀접 품목의 불공정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함과 동시에 위법행위 적발시 강력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