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관련된 예산편성이나 계획이 없는 상황으로 매매 협상 당사자인 해양수산부와 섬 소유주들의 대승적 협상 마무리가 시급하다.
11일 해양수산부와 태안군청 등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구매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해양부가 국유화를 시도한 서격렬비도가 아직 홍모씨 등 개인 2명의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격렬비도는 '서해의 독도'라고도 불린다. 이 섬과 함께 새가 열을 지어 날아가는 모양을 한 동격렬비도, 북격렬비도 세 섬이 격렬비열도다. 태안 안흥항에서 55㎞ 거리에 있는 이 섬들은 중국과의 거리도 268㎞에 불과하다. 조용한 날 중국 산둥반도의 개 짖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라고 하니 모르는 이도 그 위치가 대략 짐작될 것이다.
격렬비열도는 우리나라 군사 요충지인 동시에 한·중 양국 각종 어선의 항로지표가 된다. 최근엔 FTA까지 타결되는 등 중국과의 교류가 빈번하지만, 중국어선들은 뒤통수를 치듯 우리 해역을 수시로 넘어와 수산자원을 고갈시키고 해경들의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다. 올해는 700척 규모의 중국 선단까지 불법 조업에 나서기도 했다.
그 중 가장 위험한 지역은 역시 중국과 가장 가까운 격렬비열도 주변이다. 앞으로 이곳이 중국인의 손에 넘어간다면 분쟁지역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해양경비안전서 대원들은 서격렬비도를 국가가 사들여 대중국 해양 전진기지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 8월 해양수산부는 서격렬비도 매입가격으로 2억원 상당을 제시했다. 하지만 소유주는 '중국인이 20억원 이상을 거론했다'는 이유로 거부의사를 밝혔다.
서격렬비도는 면적이 12만8903㎡로 공시지가 8900만원(1㎡당 696원·8월 기준) 상당이다. 섬 소유주가 사들인 2003년에는 공시지가가 1㎡당 194원이었고, 최근엔 인근 가의도 본섬 약 66만㎡가 20억원 상당에 거래됐다.
현재 격렬비열도 중 북격렬비도만 국가소유다. 8월 이후 해양부와 섬 소유주의 매매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연히 매매대금 등에 대한 이견 조율도 없다. 이에 대해 해양부 관계자는 “최근엔 중국인들의 접촉이 끊긴 상태로 소유주와 정부 모두 매매의지가 있다”며 “관련 예산을 확보하면서 계획을 세우고 소유자를 설득해 (국유화)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존재유무조차 모르는 격렬비열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절실하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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