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대전·충남·세종지역 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상호금융 등)의 가계대출은 48조7198억원으로 지난해 말 44조7162억원 대비 8.9%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 대출은 지난해 말 24조3530억원에서 지난 10월 말 27조4122억원으로 12.5%나 급증했다. 대전·충남·세종지역의 가계대출은 지난 8월말 47조9000억원으로 2012년말 대비 6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전·충남·세종지역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월 5.7%증가에서 지난 8월 11.8%증가로 전년동기대비 증가세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대전·충남·세종지역 가계대출 채무상환능력은 수도권을 제외한 타 광역 경제권에 비해 취약하다는 점에서 경기 침체의 악순환이 예상된다.
올해 8월말 대전충남지역의 2012년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94.4%로 비수도권 평균인 81.5%를 큰 폭 상회하고 타 광역경제권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올해 지역 가계빚 증가율이 소득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다”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환능력과 정부정책에 따른 금융권별 변동성 확대 등은 향후 지역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역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의 LTV·DTI 규제 완화로 가계 빚이 더 늘고 있는 추세”라며 “내년에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만큼 가계 빚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늘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금융 당국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내년 업무계획에 지난 8월 규제를 완화했던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대출비율(LTV) 일부 조정 등 대출 억제와 관련한 세부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DTI의 경우 부채의 인정 범위에 세금이나 과태료 등을 포함해 대출한도를 줄이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DTI는 총소득에서 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부채 인정 범위를 늘리면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금융기관 관계자는 “대출은 결국 갚아야 하는 자금으로 장기적으로 보면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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