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의 경우 국고보조사업비 130억원, 직원 인건비 76억원 등 총 591억원, 중구는 청소관련사업비 42억원, 직원 인건비 2개월분 48억원, 공무원연금부담금 59억원, 국고보조사업비 131억원, 기타 47억원 등 329억원이 미편성됐다.
재정자립도가 그나마 높은 서구와 유성구도 마찬가지다. 서구는 청소관련사업비 87억원, 국시비보조사업 148억원, 기타 필수경비 42억원 등 277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성구는 청소대행사업비 31억원, 국고보조사업비 59억원 등 90억원을 편성하지 못했다.
대덕구 또한 청소관련사업비 30억원, 국고보조사업비 80억원 등 시기적으로 꼭 필요한 사업에 대해 123억원을 편성하지 못했다. 경상적으로 해야 될 사업까지 합치면 200억원을 훌쩍 넘어간다.
이처럼 대전 자치구들이 재정난에 시달리는 것은 국가가 추진하는 복지사업 예산을 자치구에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초연금의 부담비율은 국가 70%, 시 18%, 구 12%로 관련 예산이 해마다 급증하면서 자치구의 재정이 악화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A자치구 관계자는 “기초연금과 똑같은 영유아보육료의 경우 지난 해 하반기 국비부담이 75%로 증가하면서 시는 17.5%, 구는 7.5% 낮아져 숨통이 트였다”며 “국가시책사업의 경우 국비 부담률을 높여 지방비 부담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재원조정교부금의 교부율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조정교부금의 교부율은 21.5%로 묶여 있는데, 자치구에서는 이를 24~25%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전 5개 자치구는 극심한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5개 자치구 모두 공통적으로 직원 수당, 실·국장 업무추진비 등을 10~30% 줄였으며, 연가 보상비도 10일치만 반영했다. 하지만 경상경비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갈수록 악화되는 재정을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B자치구 관계자는 “직원들이 고통분담을 하면서 겨우 겨우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다”며 “국가사업의 지방비 부담을 줄이는 것 외에도 시와 자치구간 세수구조도 개편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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