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문준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결핵이란=결핵은 만성 소모성 질환으로 사망에까지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일단 몸에 들어온 결핵균은 그대로 남아 있다가 인체의 저항이 약해지면 즉시 번식을 시작하여 병이 나게 된다. 그러나 환자가 회복되면 다시 정지상태로 몸에 남게 된다.
폐결핵의 경우에는 치료가 되더라도 후유증을 남겨 만성적인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결핵 중에는 결핵균이 공기를 통해 폐로 들어와 발병하게 되는 폐결핵이 가장 흔하다. 이외에도 임파선, 늑막, 뇌막, 척추, 복막 등 우리 몸의 여기저기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결핵은 전염성 질환으로 주로 치료받지 않은 활동성 결핵 환자로부터 전염된다. 결핵환자가 말을 하거나 기침 또는 재채기를 할 때, 결핵균은 아주 미세한 침방울 형태로 몸밖으로 나와 주위에 있는 사람이 흡입함으로써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따라서 가장 많이 감염되는 장기는 폐이며, 피나 림프액의 흐름을 타고 여러 장기에 이르게 된다. 가족이나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주전염원은 균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환자이지만 치료 2주후부터 전염성은 사라지므로 전염성환자의 조기발견과 발견된 환자의 약물치료가 결핵의 전염을 차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결핵균은 매우 더디게 자라는 균으로 우리 몸에 들어와 병을 일으킬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감염이 되었다고 모두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이 면역기능에 의해 자연 치유가 되지만, 일반적으로 감염된 사람의 5~15%에서 발병한다. 결핵으로 발병하는 데는 몸으로 들어오는 결핵균의 양, 결핵균에 대한 저항력 등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 당뇨, 영양실조, 알코올 중독, 기타 만성질환 같이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은 발병 위험이 더욱 크다.
▲증상과 진단=상당히 진행될 때까지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기진단과 치료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우연히 찍은 흉부 방사선 사진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흔한 증상으로는 미열이 동반되고, 피로감, 식욕부진, 체중감소 같은 전신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미열은 주로 오후에 나타나고 식은땀을 동반하기도 한다. 호흡기 증상으로는 마른기침이 흔하고, 가래나 객혈을 동반하기도 한다. 기관지 결핵의 경우 만성기침과 천명음(쌕쌕거리는 소리)이 나타나 천식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결핵의 확진을 위해 결핵균의 검출이 꼭 필요하다. 환자의 객담에서 객담도말검사, 결핵균 배양검사 등을 시행해 결핵균을 검출한다. 객담도말검사는 수일내에 확인이 가능하나 배양검사는 최소 2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릴 수 있고 배양검사에서만 균이 자랄 수 있어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객담이 적어 정확한 검사가 이뤄지지 못하면 기관지내시경을 시행해 기관지 세척액으로 결핵균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또한 소량의 균이라도 검출이 가능한 결핵균 유전자 검사(PCR)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객담검사에서 객혈균이 증명되지 않거나 불가능한 경우는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흉부 방사선 사진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폐의 상부에 병변이 주로 나타난다. 그러나 폐결핵의 방사선 소견은 매우 다양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에 결핵을 앓았던 흔적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사진만으로 질병의 활동성 여부를 판정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폐암과 감별진단은 매우 중요해 컴퓨터 단층촬영(CT) 등을 통해 폐암이나 기타 폐질환과의 감별에 큰 도움이 된다.
▲치료법=결핵은 서서히 진행하는 질환이고 또한 그 치료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항결핵제의 개발로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결핵은 몸이 약해서 생기므로 잘 먹고 쉬면 잘 낫는다는 오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휴식과 영양섭취만으로는 결핵을 치료할 수 없다.
이러한 오해들로 인해 조기에 약물치료를 중단하거나 때로는 민간요법에 의존해 결핵을 치료하려는 경우가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해 약제의 내성이 생기거나,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평생 결핵에 의한 합병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따라서 결핵에 대한 이해와 적절한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오랜 치료기간이 필요하고, 때로는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 있어 치료 시작 전에 일반 혈액 검사, 간기능 검사 등이 필요하다. 치료 기간 동안에도 주기적으로 추적 검사가 필요하며, 치료 반응을 보기 위한 흉부 방사선 검사, 객담 검사 등을 시행해야 한다.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나문준 교수는 “결핵의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창문을 자주 열어 집 내부의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 등으로 입을 막고서 해야 한다. 환자가 쓰고 있는 물건이나 홑이불, 식기 등에 의해서는 전파되지 않으므로 이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경을 쓸 필요는 없으나 만지고 나서는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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