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희 대표 "나눔과 봉사,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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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희 대표 "나눔과 봉사,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죠"

매년 사회공헌 예산 세워 실천… 장학금·범죄피해 지원 등 지역사회 곳곳 도움 부부가 모두 아너소사이어티 "아이들에 나눔정신 물려주고파"

  • 승인 2014-12-04 20:12
  • 신문게재 2014-12-05 12면
  • 한성일·김의화 기자한성일·김의화 기자
[휴먼 스토리] 대전 아너소사이어티클럽 (2)정태희 삼진정밀 대표

▲정태희 대표
▲정태희 대표
아흔 아홉 섬을 가진 부자가 백 섬을 채우기 위해 한 섬 가진 사람의 재물을 넘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욕심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는 가르침일 것이다. '소유'와 '나눔'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가 쉽지 않음을 알기에 '기업'과 '나눔'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주)삼진정밀 정태희(55) 대표의 행보는 더욱 남달라 보인다.

정 대표는 '업계 1위'의 탄탄한 기업 CEO인 동시에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인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소사이어티 클럽 회원이다. 정 대표는 2012년 12월 대전에서 5번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된데 이어 지난해 2월에는 1억원을 완납하며 김태균 선수에 이어 2번째로 대전지역 아너소사이어티 정회원이 됐다.

대덕구 대화동에 위치한 (주)삼진정밀에서 정 대표를 만나 이웃을 도우면서 행복해지는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기부를 통해 얻은 행복=“돈을 벌기만 해서는 뭔가 아쉽고 허전하고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도무지 만족감이 느껴지지 않았죠. 그래서 기부 활동을 시작했는데 그제서야 마음에 행복이 찾아오더군요. 제가 기쁘니까 돕는겁니다. 채워지지 않는 답답함과 갈증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시작하면서부터 말끔하게 해소됐죠. 결국 제 만족과 기쁨을 위해 기부를 하는겁니다.”

소탈하고 푸근한 인상의 정태희 삼진정밀 대표는 겸손함이 몸에 배어 있는 CEO다.

삼진정밀을 통해서도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기에 정 대표 개인의 기부와 삼진정밀을 통한 기부까지 합하면 연간 사회공헌 활동에 투입되는 비용은 1억원이 훨씬 넘어설 정도다. 삼진정밀이 매년 공식적으로 세우는 사회공헌 관련 예산만 7000여만원 이상이다.

삼진정밀은 2011년부터 대덕구 대화중학교에 매년 1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로 4년 연속 총 4000만원을 지원했다.

대덕구 중리동의 아름다운 가게 57호점에는 삼진정밀과 자회사인 삼진JMC, 삼진코리아 등 전 직원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물품 1200여점을 기증했다. 대전범죄피해자지원센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에도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활발한 봉사 활동으로 대전시 자원봉사 우수기업 선정=연말을 앞두고 지난 11월 한달동안에만 삼진정밀은 4건의 봉사활동을 펼쳤다. 지난달 21일 대전시와 대전시자원봉사연합회가 주관한 '따뜻한 겨울나기 김장대봉사' 행사에 직원과 가족들이 참여했다.

지난달 11일에는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을 위한 연계사업의 하나로 평송청소년문화센터 대공연장에서 열린 '너울가지합창단'의 제4회 정기연주회를 후원했다. 너울가지 합창단은 대덕구에 위치한 3개의 지역아동센터와 동구에 위치한 3개의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9일에는 대전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을 위한 '제1회 대전시민과 함께하는 토닥토닥 걷기대회' 행사가 열린 가운데 삼진정밀에서 기금 모금을 위한 돼지저금통 1만개를 제작, 후원했다.

지난달 1일에는 '2014 같이유 대전사회적경제박람회'에서 열린 1사 1사회적경제기업과의 결연식에서 연리지장애가족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최명진)과 결연했다. 연리지장애가족사회적협동조합은 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친환경 건강세차를 하는 협동조합이다.

삼진정밀은 활발한 봉사활동을 통해 대전시로부터 '자원봉사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묵묵히 나눔 실천하는 부부 아너소사이어티=지역사회에서 봉사의 귀감이 되고 있는 정 대표이지만 정작 본인은 주변의 칭찬에 고개를 내젓는다.

“기부는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일 뿐 별로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재정적으로 조금 여유가 있어서 물질적인 지원만 할 뿐이죠. 정말 훌륭한 분들은 없는 시간을 쪼개고 용돈을 아껴가며 몸으로 재능기부를 하는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이 정말 참봉사를 하시는거죠. 기업을 운영하면서 가지고 있는 것의 일부를 내놓는 것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 대표는 그래서 세상에 기부와 나눔활동이 알려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묵묵히 작은 나눔을 실천하고 싶을 뿐이다.

정 대표의 부인이 남편에 이어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에 가입해 '부부 아너'가 됐을때도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에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대학에서 건물 경비원으로 일하는 60대 아저씨가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이런 분들이 진짜 훌륭한 분들이죠”라고 강조한 정 대표는 “일 때문에 바빠서 몸으로 봉사를 하지 못하다보니 재정적으로 나누는 것일뿐인데 인터뷰를 하려니 부끄럽고 민망하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기업인 아너소사이어티 물꼬를 트다=“솔직히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식을 앞두고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냥 조용히 남몰래 나누고 봉사하면 되지, 꼭 가입식을 해야 하나 싶었거든요.”

그러나 정 대표를 태희형이라 부르는 매우 친한 후배인 대전아너소사이어티클럽 회장 이승호 경북한의원 원장이 “기업인들의 아너소사이어티 참여율이 매우 저조합니다. 태희형이 기업인들의 귀감이 되어주셨으면 합니다. 형님이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을 하면 다른 기업인들도 함께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설득하자 정 대표는 흔쾌히 이승호 원장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한 뒤로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게 됐는데 그 덕분인지 그 뒤로 기업인들이 많이 가입을 하더군요. 지금은 대전지역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31호까지 배출이 돼서 올해 대전아너소사이어티클럽이 전국 최우수지회가 됐잖습니까. 지난번 대전아너소사이어티클럽 회원들이 서울 63시티에서 열린 아너소사이어티 정기총회에 참석했을때 올해 최다 아너소사이어티 배출 공로로 전국최우수지회상을 받고 왔는데 뿌듯한 보람이 느껴지더군요.”

▲기부는 희열과 기쁨과 평안을 준다=정 대표는 기부에 대해 “기부는 그저 타인을 위해 돈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25배 이상의 희열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 최고 부자인 이건희 회장도 만족하면서 살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돈을 버는데 욕심을 부리자면 한도 끝도 없고 늘 채워지지 않는 갈증으로 인해 행복하게 살 수가 없기 때문에 마음에 기쁨과 평안을 주는 기부를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자녀들에게 돈보다 나눔정신 물려주고 싶다=1남 2녀의 자녀들에게도 돈보다는 나눔의 정신을 물려주고 싶다는 정 대표는 “능력이 안되는 사람에게 기업을 넘겨주는 것은 재앙이고, 돈이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나눔실천을 보여주고, 그를 통해 아이들이 이웃과 나누는 삶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서 이웃을 돕는 후원활동을 하고 싶다”는 정 대표는 “갈수록 도울 곳이 점점 더 많아지기때문에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기탁을 많이 하게 되는데 문화예술을 위한 기부활동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실천=경영철학을 묻는 질문에 정 대표는 그의 회사 내 집무실 액자에 걸린 사훈인 '일신 일일신 우일신(日新 日日新 又日新)'을 가리켰다. '날로 새롭고 나날이 새롭게'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뜻이다.

“매순간마다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는 정 대표의 모습에서 자신에게는 엄격하되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서는 따뜻하게 나눌 줄 아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느껴졌다.

● 정태희 대표는 누구

1958년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에서 4남1녀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시간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던 정 대표는 어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지시자 부모님이 계시는 대전으로 내려와 가내 수공업을 하시던 아버지의 사업을 돕게 됐다. 그러던중 고부가가치 제조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밸브산업에 눈을 뜨게 됐다.

정 대표는 간신히 구한 자금 1500만원으로 15평의 작은 공장을 임대해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1991년 창립한 (주)삼진정밀과 2005년 창립한 (주)삼진코리아, 2007년 창립한 (주)삼진JMC 등 3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어엿한 중견기업인으로 자리매김했다. 3개 회사를 합해 직원 수만 230여명이다.

정 대표는 현재 범죄피해자지원센터 후원회장과 대전지방국세청 자문위원회 부회장, 대전상공회의소 부회장, 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 부회장, 중소기업융합대전세종충남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기술실용화 유공 대통령 단체 표창, 신기술실용화 유공 산업포장, 발명진흥 유공 대통령 단체 표창, 신기술 실용화 유공 국무총리 단체 표창,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 벤처기업 대상 지식경제부장관상, 우리지역 일하기 좋은 기업 선정, 자랑스러운 상하수도인 국무총리상 수상, 중소기업진흥공단 으뜸기업 선정, 대전수출유공자 지식경제부 장관 표창, 중소기업중앙회 투명경영대상 우수상 수상,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취업하고 싶은 기업 선정, 2013 한빛대상 수상,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인대회 대통령 표창 등 포상 이력이 화려하다.

대담=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
정리=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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