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1년 만에 K리그 클래식으로 복귀하며 '축구특별시 대전'의 자존심을 회복한 대전시티즌이 명문 클럽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향후 100년 간 명문 클럽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안정적인 구단 재정이 필수적이지만, 지역 기업 등의 후원은 쥐꼬리만하고, 재정의 일정 부분을 차지해야 할 입장권 수익도 턱없이 적다.
대전시티즌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지역 후원금은 등락폭이 아주 크고,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2012년 3억 7000만원에서 2013년에는 10억 4800만원으로 2.5배 늘었지만, 올해는 다시 3억 2900여만원으로 큰 폭 줄었다.
후원기업들도 모 금융회사에서 2012년 1억 5400여만원을 후원했고, 2013년에는 4배에 육박하는 6억 1200여만원을 후원했다가 올해는 절반 수준인 3억원만 후원하는데 그쳤다. 또 H기업은 2013년 대전시티즌에 2억원을 후원했지만 올해는 단 한 푼도 내놓지 않았다. 지역의 중소업체들이 십시일반으로 조금씩 후원한 게 전부다.
대전의 모 건설관련 단체도 2012년 1억원을 후원했지만 이후 후원하지 않았다. 대전의 대표적 경제단체인 대전상공회의소도 2012년 5000만원을 후원했지만 지난 해와 올 해는 후원금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역기업들은 물론, 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에서 적극적인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대전시티즌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내년에 클래식 무대에서 최소한의 재정이 확보되지 않으면 선수 확보는 물론, 구단 운영에 큰 지장을 초래해 또다시 1년 만에 챌린지로 강등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전 축구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기업의 주머니 사정도 어려워지는 것을 알지만, 조금씩 관심과 애정을 모은다면 시티즌에 어느 정도는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냐”며 “기업과 상공회의소 등이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마련하거나 5~10개 정도의 기업이 번갈아가며 광고를 하고, 또 후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애정을 보여 줬으면 한다”고 했다.
시민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으면 대전시티즌의 재정 문제는 물론, 선수단의 사기 진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올해 대전시티즌의 관중수는 5만 7500여명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많아야 6000여만원 정도 수준이다. 가장 많은 홈경기 관람객이 찾았다며 상까지 받은 대전시티즌이지만 입장권 수익 비중은 턱없이 적은 것이다.
이는 올해 운영비의 불과 1%도 안 되는 것이다. 구단 입장에선 광고와 후원금 이외에 가장 큰 게 입장권 수익이라는 점에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클 수 밖에 없다.
물론, 올해 클래식 경기당 평균 관중수도 4770여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프로축구 관중 전체가 적다는 점에서 대전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대전시민들이 경기당 1만여명씩만 찾아와도 연간 수억원의 재정을 확보해 구단 운영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만큼 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대전시티즌 관계자는 “기업들이 어려운 것은 알지만, 광고나 후원을 좀더 적극적으로 해 주신다면 클래식에서 좀더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입장권 수익도 전체 재정의 최소 20%, 많게는 30% 정도만 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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