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지킴이, 알고보니…"사비로 장례" 거짓선행

유족들에 부당 청구소송… 법원, 징역1년 선고

충남의 한 시·군에서 가정폭력 상담소장으로 근무하는 A씨. 전처와 이혼 후 가족들과 왕래 없이 혼자 거주하는 노인 B씨에게 집을 얻으라며 임대차보증금까지 빌려주는 등 7년간 극진히 보살폈다.

말기암 판정을 받은 B씨가 건강 악화로 세상을 떠나자 A씨는 사비를 털어 장례까지 치르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런 A씨의 천사 같은 행동은 재판 과정에서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를 대신해 임대계약서만 작성했을 뿐 돈을 빌려준 사실이 없었고, 장례비용도 B씨 명의의 은행 계좌에 있던 돈과 장례식장서 수령한 부의금으로 사용했을 뿐 자신의 돈으로 지급하지 않았던 것.

심지어 A씨는 차용증을 위조해 '임대차보증금 1300만원을 빌려줬다'며 B씨의 유족들을 상대로 대여금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장례비를 달라'며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도 냈다. 하지만, B씨의 유족들의 대응으로 두 소송에서 지고 범행까지 들통났다.

법원은 인간의 죽음을 이용한 반인륜적 범죄라며 실형을 선고했다. 대전지법 논산지원 형사1단독(판사 강지웅)은 최근 열린 재판에서 사기미수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가정폭력상담소장 A씨(62·여)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강지웅 판사는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단순히 소송 사기가 아니라 한 인간의 죽음을 철저히 이용한 반인륜적인 범죄로 그 죄질이 아주 나쁘다”며 “다만 피고인이 금전적인 이익을 얻은 바는 없는 점, 피고인이 어느정도 인적·물질적 도움을 준 것은 사실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B씨의 유족들을 상대로 대여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위조사문서행사한 혐의와 위조된 차용증으로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한 혐의(사기미수)로 기소됐다.

박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