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의 챌린지리그 우승 및 클래식 승격을 견인한 (왼쪽부터) 아드리아노, 서명원, 임창우. |
지난달 5일 열린 K리그 챌린지 2위 안산경찰청과 FC안양의 경기가 1-1로 비기면서 대전시티즌은 자동으로 리그 1위에 오르며 클래식 승격을 확정지었다.
이날 경기에 앞선 주말 광주FC에 3-2로 승리하며 19승 9무 6패(승점 66점)를 기록한 대전시티즌(리그 최종 승점 70점)은 2위 안산경찰청이 승점 1점만 획득해 58점에 머물며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우승과 승격을 확정지은 것이다.
이로써 대전은 지난 2013년 강등된 지 1년 만에 클래식으로 다시 올라가게 되면서 K리그에 강등이 도입된 뒤 처음으로 2부에서 1부로 직행한 첫 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전이 새 역사를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우선 적극적인 선수단 보강이었다.
열악한 K리그 챌린지 구단들 속에서 대전은 브라질 공격수 아드리아노를 영입했고, 이 전략은 적중했다. 올 시즌 무려 27골을 터트리며 막강 화력의 최전방에서 활약했다. 아드리아노의 득점은 팀 전체 득점(64골)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이다. 아드리아노는 득점과 공격포인트, 슈팅 등의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챌린지리그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았다.
올 시즌 대전에선 또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첫 골과 결승골을 모두 넣으며 우승을 이끈 임창우는 물론, 19세 이하 국가대표 서명원을 데려왔다.
국가대표 출신 노장으로 K리그 레전드로 평가받는 '샤프' 김은중은 경기를 뛰면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플레잉 코치로 영입하는 등 팀 전력 보강에 공을 들였다.
여기에 김찬희와 송주한, 황지웅 등이 제 역할 이상을 해냈고, 정석민과 김종국이 허리를 견교하게 버티는 한편, 주장 윤원일과 장원석 등도 활약하면서 지난 4월 19일 1위에 오른 뒤 한 번도 이 자리를 뺏기지 않으며 조기 우승까지 확정짓는 등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사실 자난 해 K리그 클래식 최하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강등된 대전에 대한 시선은 그리 달갑지 않았다. 시즌 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대전을 우승팀으로 꼽는 이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대전과 함께 강등된 강원과 대구가 승격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FC안양의 이우형 감독은 대전을 우승팀으로 거론하며 “클럽하우스 등 대전의 축구 여건이 좋다”고 예언했다. 그 예언은 적중했다. 실제 지난해 말 완공한 대전시티즌의 클럽하우스는 선수단이 축구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대전시티즌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K리그 챌린지 3차 ‘풀 스타디움상’ 및 ‘팬 프렌들리 클럽’으로 선정되는 등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또 팬서비스도 잘하는 팀으로 평가받는 등 올해 여러 겹경사를 맞았다.
대전시티즌 관계자는 “대전의 이번 우승은 팀 역사상 지난 2001년 FA컵 우승 이후 2번째”라며 “이제 클래식 무대에서 우리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챌린지리그 우승에 안주하지 않겠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시민구단으로서 시민들과 함께 보다 많이 호흡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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