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시장 완전 개방 '불안한 농민, 느긋한 충남도'

  • 정치/행정
  • 충남/내포

쌀시장 완전 개방 '불안한 농민, 느긋한 충남도'

道 “외국산, 가격경쟁력 없어”-농가 “관세율 적용 법제화를”

  • 승인 2014-11-30 16:06
  • 신문게재 2014-12-01 1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관세화를 골자로 한 쌀 시장 완전 개방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충남도와 지역 농가 간 온도 차가 뚜렷하다.농가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지만 정작 이들을 보호해야 할 충남도는 느긋하다.

충남도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쌀 관세화가 시행되면서 우리나라 쌀 시장이 완전히 개방된다. 정부가 매년 사들이는 외국산 쌀 의무수입량(MMA)을 제외하고 민간업자도 외국 쌀을 수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1994년 수입을 제한하던 모든 농산물에 대해 관세화하기로 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 이후 20년 만이다.

우리나라는 이 협상 이후 쌀의 특수성을 감안 10년씩 두 차례 시장개방을 미루는 대신 의무수입량(MMA, 올해 40만 9000t)를 늘려오며 버텨왔다.

그러나 쌀 시장 개방을 계속 미루면 이 물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국내 쌀 수급 안정성이 위험해진다는 정부 판단에 따라 결국, 쌀 시장을 열기로 했다. 도는 이와 관련해 지역 농가가 받는 타격이 미미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같은 분석은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국에 제출한 513%의 쌀 관세율에 따른 것이다.

이를 적용하면 80㎏ 기준 미국 쌀은 40만 원, 중국산과 동남아 쌀은 30만 원 안팎에 거래돼 같은 기준으로 월 17만 원인 우리나라 쌀보다 훨씬 비쌀 것이라는 것이 충남도의 관측이다. 때문에 도는 쌀 시장 완전 개방에 따른 지역 농가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수지 타산이 맞아야 업자들이 외국 쌀을 수입할 것인데 관세율 적용으로 가격경쟁력이 없어서 수입쌀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지역 농가는 생각은 다르다. 관세율의 경우 우리나라 정부가 임의로 정해놓은 것이지 상대국가가 그대로 인정한 것은 아니어서 변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박민수 의원에 따르면 정부에서 높은 관세를 산정, WTO에 통보하더라도 검증 및 협상과정에서 상대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허사가 되기 일쑤다.

실제로 일본과 대만은 WTO에 통보한 관세율이 회원국 협상과정에서 각각 16%, 15.1%로 감소한 전례도 있다.

이은만 한국쌀전업농충남도연합회장은 “도와 정부가 쌀 시장 개방에 따라 농가 영향이 미미하다고 하지만, 농민들의 불안한 마음은 지울 수 없다”며 “관세율 513% 적용을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법률로 명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외국쌀을 수입하더라도 밥을 짓는 용도가 아닌 가공용(국수 등)으로만 사용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3.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