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만 남은 '대전도시철도 2호선', 도시까지 생각하라

선택만 남은 '대전도시철도 2호선', 도시까지 생각하라

  • 승인 2014-11-30 13:22
  • 신문게재 2014-12-01 10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대전도시철도 正道를 묻다] 해외사례 결산… 건설방식 해답은?

지난 1996년 2월 대전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기본계획이 확정된 후 18년만에 민선 5기(2010.7~2014.6) 염홍철 대전시장이 퇴임을 2개여월 앞둔 지난 4월 지상고가 방식의 자기부상열차로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 6·4지방선거에서 트램방식을 내건 권선택 시장이 당선되면서 건설방식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선언, 8월부터 전문가회의와 시민의견 수렴, 정책결정 등 3단계 전략을 거쳐 결정하겠다고 공표했다.

이어 한 달여만에 전문가회의가 3개 분야 11개 쟁점지표를 선정해 장·단점을 발표, 3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타운홀미팅을 시작으로 의견수렴 절차에 돌입했다. 주요 언론사 보도·편집국장, 대학총장, 경제계, 도시계획 원로 전문가, 대전시의원, 출입기자단에 이어 원로 명사 모임인 한밭회 간담회를 끝으로 의견수렴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로인해 권선택 시장의 선택만 남은 상황이다. 권 시장의 최종 선택에 앞서 본보는 대전도시철도 2·3호선으로 논의되고 있는 건설방식의 해외 사례를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일본 자기부상열차
▲일본 자기부상열차
●일본 자기부상열차-지하·고가 혼용… 선로 유지보수 거의 없어

도쿄 인근에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면서 공항과 도심을 신속하게 잇는 교통수단으로 지난 1974년부터 자기부상열차 개발을 시작했다. 도쿄와 나리타 공항을 연결하기 위한 중저속 자기부상열차는 민간기업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 지난 2005년 리니모가 상용화됐다. 관련 연구는 철도회사가 아닌 항공회사 JAL에서 시작됐다.

리니모는 국내 최초 도시형 자기부상열차인 에코비와 건설방식이 동일한 경전철이다. 리니모는 나고야 중심에서 인근 아이치엑스포 전시장을 잇는 8.9㎞ 노선으로 일부 1.3㎞는 지하구간(도심구간)이고 나머지는 주로 도로 중앙을 따라서 9개의 역을 갖는 고가식으로 건설됐다. 선로 구조물이 국내 것과 다른점은 서울지하철2호선과 같이 고가에 바닥판을 두고 그 위에 궤도를 설치했다는 점이다.

리니모 경영관리관자는 “도시형 자기부상열차가 상용화된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사고없이 하루 2만명을 수송하고 있다”며 “또한 운행 시작 1년이 지난 후에는 선로 유지보수가 거의 없어 차량 역시 노후화 이외에는 고장이 없다”며 결과적으로 운영비와 인건비가 적어 초기 건설비를 제외하면 흑자 운영”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트램,
▲프랑스 트램,
●프랑스 트램-도시화·도심 재생 '교통정책 사고의 전환'

프랑스는 트램을 지난 50년대이전까지 운영했지만 50년~60년대 사라졌다가 1980~1985년부터 낭트와 그레노블을 중심으로 다시 도입붐이 일고 있다. 트램 도입붐의 원인을 케올리스측은 트램이 도시화와 도심 재생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케올리스 트램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인 자크 아르돈(Jacques Ardon)는 “대부분 지역에서 트램을 건설하기 전에는 시민들이 반대의견을 냈지만 개통 후에는 만족도가 높다”며 “프랑스는 1980년대부터 다시 트램을 도입하기 시작, 이를 통해 도시화와 도시 재생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자랑했다. 프랑스 보르도시는 메트로가 없고 트램만 운행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상태라는 것. 이들은 트램 건설시 가장 고려된 점으로 현재와 장래의 교통 수요를 반영한 노선 선정을 꼽았다. 아르돈 씨는 “대중교통 건설방식을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시계획의 전반적인 생각”이라며 “도심의 구심점, 학교, 도시의 전반적 분포된 회사 등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지역의 분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가 많다고 계속 도로를 늘리는 것은 좋은 방안이 아니다. 무엇보다 교통정책의 사고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며 “때로는 자전거도 이용하고 걷기도 하면서 사고의 대 전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스페인 메트로 빌바오.
▲스페인 메트로 빌바오.
●스페인 메트로 빌바오-지상고가 비용으로 지하철 건설 가능

제철산업의 경쟁력을 잃어 쇠락한 스페인 빌바오를 재건한 공신이 도시철도(메트로) 건설이다. 메트로 빌바오 노선은 2개로 강 하구를 따라 양 쪽으로 Y자 형태를 갖는다. 노선 길이는 총 43km이고 정차 역은 총 40개, 그 중 지하역은 24개이고 지상역은 16개다. 열차는 46편성이고 차량은 총 206량이다. 도시철도 이용자수는 2013년 기준으로 하루 약 24만 명이다. 재정자립도는 85%가량.

건설비는 개통예정인 3호선은 5.9km, 8개역 기준으로 1억 8500만유로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당 건설비가 대전도시철도 2호선의 지상고가 건설방식 예타통과 비용과 비슷하다. 지상고가 건설비용으로 지하철을 만들 수 있는 모델이다.

또 국제적 공모를 통하여 선정된 영국출신 세계적 건축가 노먼 포스터(Nornam Foster)가 총괄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역 입구를 통해 내려가면 한 층에 모든 서비스 장치와 사무실이 배치돼 있다. 표구매, 표확인, 사무실 등 모든 서비스가 한 장소에 모여 있다. 승객은 도로에서 에스컬레이터로 지하 1층만 내려가서 바로 열차 플랫폼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역 입구로부터 플랫폼까지의 동선을 최소화해 건설비를 줄였고 승객의 접근성도 향상시킨 것이다. 발비오 역사(驛舍)는 복층 구조로 설계돼, 매표공간과 탑승 공간을 최단거리로 잇는 단순한 구조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지하철 출입구는 7~8개가량인 반면, 빌바오 메트로의 각 역 출입구는 2~3개로 건설비를 낮췄다.

대전도시철도 1호선 전기와 통신시설은 각 역마다 설치됐지만 빌바오 메트로는 중앙제어식으로 각 역마다 2명(역무원 1명·안전요원 1명)만 근무해 운영비도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즉, 최대한 축소해 건설비는 물론 운영비에서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논리다.

●영국 광역철도 크로스레일-160㎞ 고속열차, 일자리 등 도시현안 해소

영국은 런던 인구의 증가로 지난 1980년대부터 지하철과 국철의 한계를 겪어 왔다. 크로스 레일 프로젝트는 2000년들어 런던 지하철과 국철 서비스의 심각함이 지적되면서 21세기 장기발전계획의 일환으로 동서와 남북을 잇도록 구상됐다. 프로젝트 투입 예산은 오는 2018년까지 159억 파운드(약 25조 805억)로 총연장 118.5㎞다. 현재 유럽에서 진행되는 토목사업 중 최대 규모다.

크로스 레일은 최고 시속 160㎞의 고속 열차를 런던 외곽에서 도심권의 9개 신규 역사로 연결한다. 도심 역사에 도착한 승객들은 이미 구축돼 있는 지하철·경전철 등 1253㎞의 철도망으로 갈아타고 도심 곳곳에서 접근이 수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로스레일 측은 “영국에서 시행 된 가장 야심 찬 인프라 프로젝트 중 하나”이라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철도 수송력 10% 증가, 도시 재생, 일자리 창출 등의 성과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오는 2018년 연말께 런던 중심부 섹션 터널링을 통해 크로스레일을 개통한 후, 2019년 말 늦은 2019년 크로스레일 전 노선을 확장, 런던 어느 지역이든지 히드로 공항까지 45분이내 운행을 실현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크로스레일프로젝트는 유럽에서 가장 큰 토목사업으로 예산 조달은 민관공동투자(Public-Private Partnership)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영국 정부와 런던시, 히드로 공항 및 카나리 워프 (Canary Wharf) 그룹 등의 투자로 진행 중 이다.

크로스레일측은 “기존의 런던 지하철 및 국립 철도 네트워크와 통합된 지하철 철도형식으로 설계됐다”며 “크로스레일은 대중 교통의 자본 및 단계적 변화를 제공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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