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 속을 오가는 지게차에 대한 안전성 확보에는 뒷짐을 진 채, 인형탈을 쓴 농민에게만 신경을 집중했다는 비난이 나왔다.
27일 도청사 앞 광장에서는 농민 70여명이 모여 벼 200t을 쌓아놓고, 삭발식을 거행하는 등 정부와 도의 농민정책에 대한 항의와 요구사항 전달 등에 관한 집회를 열었다.
집회과정에서 지저분해진 광장을 청소해야하거나 업무에 집중해야 하는 등 일부 도청 직원들의 불만도 있었지만,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청소를 하고, 소음을 규정보다 낮추는 등 비교적 엄숙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다만 벼를 적재하려고 돌아다니는 트럭과 지게차에 대한 안정성 확보가 미흡했다는 했다는 지적이다.
농민과 공무원 등 200여명의 군중속을 아무런 조치 없이 지게차가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게차가 들어 올린 벼포대의 무게만도 수백㎏이다.
자연스레 집회를 지켜보던 경찰의 대응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경찰은 농민들이 모인 수와 비슷한 70여명이 집결했다. 경찰복을 입은 경비중대는 도청사 1층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옆 칸막이 뒤에 대기하고 있었다. 농민들이나 도청 공무원들은 찾을 수조차 없는 위치로, 마치 숨기라도 한 듯한 모습이다. 또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사복차림의 경찰들뿐이었다.
경찰이 현장에 있는지, 집회가 격해지면 대응을 할 수 있는지 도민들은 알 수 없는 현장대응이다.
식량주권과 먹거리 안전을 위한 충남운동본부(준) 사무국장은 현장 기자회견을 통해 “왜 유독 경찰이 인형탈을 쓴 농민에게만 발끈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사복경찰관들은 이날 집회 대응 경찰들의 인원이나 위치, 소음측정여부 등 모든 사항을 비밀로 하거나 축소해 말하다가 기자의 요구에 경찰서장이 나서서 공개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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