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난 현장에서의 대응과 이를 시설 전체에 알리는 상황실의 판단이 엇갈려 대피시간을 놓치거나 대형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27일 오후 1시 20분쯤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대형마트 1층 우유매장에서 전기 누전사고가 발생했다.
마트 내 대형 냉장고 속에서 불꽃과 함께 흰 연기가 10분간 피어올라 매장에 퍼졌고 매케한 고무 타는 냄새가 지속됐다. 마트 직원들이 소화기를 가져오고 주변에 손님 접근을 통제했지만, 큰 화재로 번질 수 있는 사고가 방송으로 안내된 것은 사고 15분가량 지난 후였다.
현장에 있던 쇼핑객 최모(56)씨는 “불꽃에 연기까지 피어오르는 게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수많은 고객에게 제때에 알리지 않았다는 게 더 불안했다”고 말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영화관, 지하상가 등 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다중시설은 화재 대비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문제는 화재발생시 직원들 판단에 따라 상황전파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자체 처리와 고객 혼란을 고려해 대부분 서비스시설의 다중이용시설은 최대한 전파를 늦추거나 스스로 처리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시설일수록 화재 현장의 대응과 상황을 전파하고 대응하는 상황실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출근시간에 발생한 시청역 배전함 화재에서 역사 역무원들은 화재경보가 울리자 승객 입장을 통제하고 역사를 봉쇄했다.
하지만, 화재경보가 똑같이 전달된 도시철도 상황실에서는 지하철을 그대로 운행해 화재로 승객 입장을 통제하는 대합실에 기차에서 내린 손님이 계속 진입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 때문에 화재 도발상황에 매뉴얼을 구체화하고훈련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다중이용시설의 화재 발생화 대응은 해당 소방안전관리자가 획일적으로 정할 순 없으나 세분화한 매뉴얼을 몸에 익히는 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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