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범 대표 이사 체제로 개편해 '야신' 김성근 감독과 코칭스태프까지 대거 영입한 한화가 내년 시즌 탈꼴찌를 넘어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FA 시장 쇼핑에서 꾸러미를 어떻게 채울 지 관심이 뜨겁다.
▲집단속 성공=한화는 유일한 내부 FA 대상자인 김경언과 세부 사항을 줄다리기 협상한 끝에 잔류시켰다.
3년 총액 8억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FA 원소속팀 우선협상 시한을 단 몇 분 남겨놓고 극적으로 의견 조율에 성공한 것이다.
한화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3차례에 김경언과 협상을 했지만 최종 합의를 보지 못했고, 김경언은 지난 25일 일본에서 귀국했다.
한화 잔류 의지를 밝힌 김경언이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자 김성근 감독이 중도 귀국시켜 협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선협상 마지막 날인 26일 김경언은 오후에 구단 사무실에 가 한화 김준기 운영팀장과 협상을 벌였지만 종전처럼 계약기간(3년)만 합의됐을 뿐 더이상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경언은 일단 집으로 돌아갔다. 고심을 거듭한 한화는 전력 누수보다는 내부 단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날 오후 11시20분쯤 김경언에게 연락해 잔류 또는 결렬인지 명확한 의사를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김경언은 20여분 후 구단에 전화를 걸어 구단 측이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이며 극적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한화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4년 간 내부 FA 선수들을 모두 잔류시키며 집안 단속에 성공했다.
▲FA 시장 꾸러미는=원구단과의 협상이 결렬돼 FA 시장으로 나온 선수는 모두 11명이다.
투수의 경우 권혁ㆍ배영수(이상 원소속구단 삼성)ㆍ김사율ㆍ장원준(이상 롯데)ㆍ이재영(SK)ㆍ송은범(KIA)의 6명이고, 포수는 차일목(KIA), 내야수는 박경수(LG)ㆍ나주환(SK)ㆍ박기혁(롯데), 외야수는 이성열(넥센)이 있다.
이들은 원구단을 제외한 9개 구단, 그리고 가능한 경우 해외 팀과도 협상을 하게 된다.
이번 FA 시장에서 한화가 가장 눈독을 들이는 것은 누가 뭐래도 롯데와 계약하지 않은 선발투수 장원준이다.
김성근 감독이 이번 FA에서 선발 투수는 데려와야 한다는 입장을 구단 측에 밝힌 만큼 장원준은 한화가 잡아야 할 최우선 순위라고 볼 수 있다.
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장원준에게 원구단 롯데는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대 금액인 4년 총액 88억원(보장금액 80억원, 플러스 옵션 8억원)을 제시했지만 장원준이 시장의 평가를 원해 협상이 결렬됐다.
장원준은 올 시즌 10승 9패,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했다. 유난히 '타고투저' 가 심한 상황에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과연 88억원을 받을 만한 선수인가에 대해선 물음표가 나오기도 한다.
류현진 실탄을 가지고 있는 한화가 장원준을 절실히 원한다면 이보다 많은 금액을 제시하며 장원준을 영입할 수도 있다. 장원준 이외에도 내외야 선수들을 영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 소속 구단과 협상이 결렬돼 시장으로 나온 11명은 다음달 3일까지 다른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다음달 4일부터는 원 소속구단과도 다시 협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화는 일단 다음달 3일까지 이번 FA 시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일 것 같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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