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장,이문제]단속카메라 피하려다 '쾅'

버스전용차로 '무조건 벌금' 오해 차선급변경 등 교통사고 위험높아

대전 중구 오룡역네거리와 서대전역네거리 사이에 설치된 버스전용차로 단속카메라가 우회전 합류도로와 너무 가까워 차량들이 위험스레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등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대전 중구에 사는 직장인 A씨(45)는 최근 승용차를 이용해 출근을 하다 교통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다름 아닌 버스전용차로 단속카메라를 피하기 위해 차선을 바꾸다가 그랬다.

A씨에 따르면 평소 출근길이 아닌 우회도로를 통해 출근하는 과정에서, 좁은 길에서 큰길로 우회전을 하다 전방 50m 앞의 버스전용차로 단속카메라를 발견했다. 이후 단속카메라를 피하기 위해 A씨는 순간 안쪽 차선으로 파고들었고, 그사이 뒤에서 오던 승용차가 급정지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대중교통의 정시성(버스 정시 도착)과 버스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조성된 버스전용차로 단속카메라가 운전자들을 위협하는 설치물로 돌변하는 셈이다.

26일 대전시에 따르면, 현재 시내 도로에는 모두 27곳에 버스전용차로 단속 무인카메라가 설치됐다. 이와 함께 단속차량(스타렉스)이 5대가 있고, 45대의 시내버스에도 전용차로 단속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단속에 적발되면, 대전시는 5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한다. 이후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첫달에 2500원의 가산금이 붙고, 이후에도 미납부 시에는 5만2500원에 대해 매월 1.2%의 가산금이 향후 60개월 동안 부여된다. 이런 가운데 버스전용차로 단속카메라는 전방 150~170m를 볼 수 있다. 즉 출퇴근 시간(오전 7~9시, 오후 6~8시)에 버스전용차로 카메라 앞에서 최소 150m 이상 주행을 해야 단속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앞서 언급한 A씨의 경우는 카메라에 걸렸어도 단속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문제는 일반 시민 대부분이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 출퇴근 시간이면 버스전용차로 단속카메라를 피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옆 차로로 끼어들기 위해 머뭇거리는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운전자들은 '단속 카메라에 찍히면 무조건 벌금을 낸다'고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버스전용차로 단속카메라는)대중교통의 정시성과 함께,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