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인상돼도 경비인력은 줄어들고 무급 휴게시간은 늘어나 실제 경비노동자가 느끼는 개선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우려된다.
대전 서구 1600세대의 한 아파트는 27일 입주자대표회를 통해 내년도 경비 인건비를 논의한다.
36명 수준의 현 경비인력을 유지해 세대마다 관리비를 더 부담할 것인지 아니면 경비소를 통합해 경비원을 줄일 것인지 이날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정된다. 2007년 최저임금이 70% 수준에서 처음 적용될 때 경비인력을 대거 축소하는 구조조정을 벌인 상태지만, 이날 결정에 따라 또다시 해고바람이 불 수 있다.
서구 갈마동 경비원 최모(59)씨는 “일반 경비원들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우리는 모르지만, 인원을 줄이거나 휴게시간을 더 늘릴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대전의 아파트 상당수가 이달 말과 내달 초에 각자 입주자대표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년도 경비 비용과 인력에 대한 주민 의견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비인력을 유지하고 최저임금을 100% 적용했을 때 비용과 인력을 감축했을 때 경비 비용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 관리비를 앞세워 비교하는 방식이어서 인력을 줄이거나 무급의 휴게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되고 방범과 안전에 대한 검토는 소홀하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 아파트가 경비원에게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무급 휴게시간을 지정한 상태서 이를 1~2시간씩 늘려 비용을 줄이는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검토된다.
대전 유성구의 한 아파트관리사무소장은 “경비인원을 더이상 줄일 수 없어 대신 무급휴게시간을 늘려 관리비를 줄이겠다는 논의가 있다”며 “입주자대표회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지만, 길어진 휴게시간에 발생한 안전사고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책임져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문대 행정학과 하재룡 교수는 “경비인력을 유지했을 때와 인력을 줄였을 때 주민들이 얻을 수 있는 편익을 고려하면, 인력이 있을 때 주민이 얻는 편익이 더 다양하고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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