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4년 대전시가 되기 전 대덕군 회덕면 오정리에서 태어났다. 대전고와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대한민국 공군 사관후보생 기술장교 중위로 전역했다. 1986년부터 한밭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기획연구처장, 기획협력처장, 초대 공과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7월 한밭대 제7대 총장으로 취임했고, 현재는 대전·충남지역총장협의회 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토목학회(ASCE), 대한건축학회, 한국콘크리트학회 등의 정회원이며 왕성한 연구 활동으로 학회 논문상, 학술상, 특별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조달청 설계와 시공관리 기술고문,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추진위원회 자문위원, 대전광역시 건설기술심의위원장, 규제개혁위원회 공동위원장, 대전도시공사 사외이사를 역임하는 등 많은 대외활동을 해왔다. |
●송하영 한밭대 총장
지난 7월 취임한 송하영 한밭대 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정직과 책임, 배려를 대학의 핵심가치로 정했다. 송 총장은 전국적으로 몰아닥친 대대적인 구조개혁과 대학의 위기감 속에서 불안함에 갇히지 않고 비전 2027을 선포하며 새로운 대학의 좌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총장으로 취임한지 4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정직과 책임, 배려 등 한밭대만의 대학 문화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송하영 총장을 한밭대 총장실에서 만나 교육자로서의 철학과 대학 운영 계획을 들었다. <편집자 주>
▲기본을 바로 세워 세상의 변화를 이끈다… 정직, 책임, 배려는 핵심 가치=송하영 총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핵심가치인 정직, 책임, 배려다.
“우리 나라는 언제부터인가 포장의 문화가 만연했어요. 사실 대학사회도 한때는 반짝이는 아이템으로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느대학이나 아이템만 가지고 포장을 해서는 안되는 시대입니다. 이렇게 세월이 일정기간 지나면 대학 구성원들은 '정말 우리 대학이 이렇게 가도 되는가?' 일종의 혼돈처럼 아노미 현상이 일어나는 거거든요. 이러면 지속 가능한 발전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학의 핵심 가치를 '정직, 책임, 배려'로 정했습니다.”
송 총장은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을 질줄 알아야 한다”며 “일차적으로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책임, 다음은 자기가 속한 사회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책임을 느낀다는 것은 올바른 삶의 목표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책임의 범위를 알아야 올바른 삶의 목표를 찾을 수가 있어요. 또 아무리 자기가 책임을 다하는 원대한 삶의 목표가 있다고 해도 정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책임을 다해서는 안돼요. 책임을 실현하는 기준이 바로 정직입니다. 그 다음이 배려죠.
결국 우리 삶의 최종 목적은 매슬로우가 말한 것처럼 자아실현입니다. 자아실현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통해서만 얻어지는데요. 다른 사람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우선돼야 합니다.”
송 총장은 “이 세가지 덕목을 갖고, 실천하기 위해 교직원들을 만날때마다 계속 얘기하고 강조한다”며 “기본을 바로 세워 세상을 이끌기 위해 일하면 결국 한밭대가 국가의 새로운 희망이고, 행복한 대학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총장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인재상도 자기 성찰을 통해 '기본'을 바로 세워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리더다.
“기본은 기초가 아니라 앞으로 전체를 이루는 토대라는 점에서 근본이 되는 것이죠. 이를 세우는데 필요한 가치도 바로 정직·책임·배려입니다.”
송 총장은 이같은 가치를 바탕으로 지난 9월에는 대학비전 2027을 선포했다. “2027년은 우리 대학이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이 '정직·책임·배려, 기본이 강한 대학'이 되지 않으면, 앞으로 올 100년을 준비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 '비전 2027'을 정한 것입니다. ”
▲인연을 소중히=송 총장은 지난 1986년 서른세살이 되던해 처음 한밭대 교수로 부임했다.
제자들을 대할 때마다 송 총장은 “교수로서 제자들과의 만남에서 나는 저들에게 무엇을 건넬 것인가. 물론 교과 과정의 학어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향기를 어떻게 진솔하게 줄 것인가를 늘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송 총장은 제자들과 제자 이상의 인간관계도 형성하고, 그들로 부터 삶의 힘을 얻기도 했다.
“어느 날 신임교수 초빙을 위한 강의 평가위원으로 참여하게 됐는데요, 응시자 중에 한 사람이 눈에 띄었어요. 학벌이며 경력이며 소위 스펙이 화려해 당시 우리 같은 지방의 작은 대학에 지원하기에는 정말 의아스런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조심스레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우리나라 최고 기업의 연구소에 근무하고 계신데, 연봉도 무척 적은 지방 작은 대학에 지원하신 까닭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더니 '우리 연구소에는 학생이 없습니다'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이 대답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 송 총장은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던지는 눈빛의 희망을 읽기 시작했다.
“만일 하늘이 주는 것을 받지 않으면 도리어 벌을 받게 된다(天與受反受其殃耳)는 말이 있어요. 하늘이 주는 만남을 거부해서도 안되고 하늘이 주는 만남을 분별할 줄 아는 마음도 지녀야 합니다. 또 그만큼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이죠.”
인연은 그를 지금의 한밭대 총장으로 이끌었다.
송 총장은 “염홍철 전 대전시장님이 아니었으면 제가 총장 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 전 시장님께서 우리 대학 총장님으로 취임한 후 얼마 안있어 보직자를 교체하시는데 제게 전화를 주셨습니다. 당시 저희 과에 총장선거에 나가신 교수님이 계셔서 염 전 시장님 선거를 도와드리지도 못했는데, 제게 연구처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하시는겁니다.”
송 총장은 보직 경험은 처음이지만 열심히 일했고, 이후 여러 보직을 거쳤다. 당시 기획처장을 할 당시에는 지금의 한밭대로 교명 변경을 주도하기도 했다.
2년 후 염 전 시장이 대전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학교를 떠났지만 송 총장은 “그간의 보직 경험이 없었다면 아마 공부하고, 학회 활동에만 매진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 총장은 총장이 되고 난 이후에도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을 소중히 하고 있다. 취임 100일이 한참 지났지만 취임식 대신 대전,충남의 기관장과 원로 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인사를 하고, 학교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취임식을 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다 오시라고 하는 것은 민폐같아서 여력이 되는 한 한분한분 찾아뵈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산학협력은 국가대표=총장으로 취임하기 전 강의실에서 송 총장이 학생들에게 강조한 것은 초심, 조심, 열심이다.
“초심을 지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늘 처음처럼, 늘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사람은 신뢰를 얻고, 나아가 일도 매듭을 지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조심하지 않으면 중요한 기회를 잃게 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무턱대고 열심히만 하면 안되고 사리에 맞도록 해야 하지요. 어려운 일이지만 조심과 열심은 서로 보완적이고 일을 성취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어요.”
취임과 함께 송 총장이 강조한 것은 그동안 준비해온 4년간의 밑그림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는 일이다.
그래서 핵심 가치를 강조했고, 지난 9월에는 '대학비전 2027'을 선포했다.
“비전 선포로 대학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고 이에 대한 대학 구성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에 주력했어요.”
송 총장은 이를 위해 임기동안 자신의 진정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총장 공모에 지원하면서 대학 구성원들에게 섬김의 리더십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 혁신과 변모를 위해서는 총장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과 확실한 비전, 이를 실행해낼수 있는 전략 수립,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등 어느 한가지도 소홀히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구성원들의 열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소통과 화합시킬수 있는 섬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송 총장의 이러한 진정성은 구성원들에게도 자연스레 전해져 모든 대학이 몸살을 앓았던 구조조정도 별탈없이 지나갔다.
송 총장은 “한밭대는 상시 구조개혁을 진행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미 입학정원 조정과 학과 통폐합 등을 마쳤다”고 전했다.
얼마 전 비전선포식과 함께 선언한 '산학일체 교육의 세계일류 대학' 기반도 어느정도 다져놓고 있다.
이미 한밭대와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체가 1570개로, 창업 기술 이전 등 산학협력은 '국가 대표급'이라고 자부한다.
대전시장, 교육감 등 전임 총장들이 다양한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과는 달리 송 총장은 임기가 끝나면 학과로 돌아가길 원했다. “전 학과로 돌아가는 전통을 세웠으면 해요.”
기본적인 인성을 바탕으로 대학의 먼 비전을 제시하는 송 총장. 임기 중 세계적인 석학을 교수로 특별 초빙해 해당 학과를 우리나라 간판 학과로 만들고 세종시에 캠퍼스를 설립해 한밭대의 '세종 시대'를 여는데 자신이 초석을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송 총장에게서 단순히 지역 국립대를 넘어 혁신하는 대학의 새로운 비전과 이정표를 엿볼 수 있었다.
대담=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정리=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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