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근우와 함께 FA 최대어로 분류된 이용규가 총액 60억원이 넘는 금액으로 한화와 계약했지만, 올 시즌 부진한 모습만 보인 만큼 내년에는 '독수리의 비상'의 견인차가 될 수 있을 지 벌써부터 팬들 사이에선 설왕설래다.
이용규는 팀 내 다른 부상 선수들과 함께 지난 19일 요코하마 미나미공제 병원에서 부상 부위에 대한 정밀 검진을 받았다.
왼쪽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이용규는 한화가 절실해 하던 '테이블세터'의 핵심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지만, 지난 시즌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올 시즌 예상보다 일찍 경기에 출장한 이용규는 1번 및 2번 타자를 오가며 타율 2할 8푼 7리 20타점 103안타, 홈런 0개, 도루 12개를 기록했다.
한화가 총액 67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 데려온 선수의 성적으로는 턱없이 부진한 것이다.
이는 이용규가 수술 후 충분한 재활 기간을 갖지 못한 채 경기에 출장한 탓이다. 김응용 전 한화 감독은 팀이 초반부터 저조한 성적을 이어가자, 충분히 몸을 회복하지 못한 이용규를 동원해 1승이라도 추가하려 했지만, 팀에게도 이용규에게도 결과적으로는 '독'이 된 것이다.
한화는 아직까지 이용규를 포함한 부상 선수들의 검진결과에 대해 특별한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이용규는 이번 검진에서 이전보다 상태가 좋아졌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는 것과 프로야구 선수로서 경기를 뛰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상 진단도 중요하지만 재활이 더 중요하다. 김성근 감독과 한화 이홍범 트레이닝 총괄 코치와 홍남일 트레이닝 코치는 이들의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또 관찰해 안정적으로 몸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시즌부터는 프로야구가 10개 구단 경기가 치러져 올 시즌보다 보름 정도 빠른 3월 중순께 경기가 시작되는 만큼 앞으로 남은 시간은 넉넉히 잡아도 4개월 정도다.
이 기간 이용규의 70억원에 육박하는 몸값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재활과 함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본인과 한화의 노력에 달려 있다.
한화이글스 관계자는 “내년 시즌 이용규가 초반부터 뛸 지 여부는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최선을 다해 재활하고 있는 만큼 올 시즌보다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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