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 활개… 대전 5곳 요양급여 34억 부당수급

의료생협·종교법인 위장… 과잉진료 남발, 환자 피해

▲ 사진은 대전 동구 한 사무장 병원 내부 촬영 동영상을 캡처한 모습. /연합뉴스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사무장병원을 만드는 수단으로 악용한 일당이 검거됐다.

대전경찰청은 24일 사무장병원을 개설할 수 있도록 서류를 조작를 꾸며주고 금품을 받은 의료브로커 성모(49)씨를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사무장병원을 실제 운영한 송모(56)씨 등 6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름을 올려놓고 월급을 받은 의사와 관련 신고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안 한 보건소 공무원 등 20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대전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성씨는 의료생협으로 허가를 받아 사무장병원을 차릴 수 있도록 서류를 꾸며주고 병원 운영자에게 5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성씨는 200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퇴직할 때까지 의료기관 심사행정 업무를 진행해 전문 지식이 있었고, 충북지역에서 사무장병원 5곳을 운영한 경험이 있었다.

또 종교법인 (사)A협회 대표자 김모(65)씨는 같은 방식의 사무장병원을 개설할 수 있도록 법인 명의를 타인에게 빌려주고 월 200만원씩 받은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이번에 의료생협 한의원 1곳과 종교법인의 의원 2곳, 약국 2곳을 불법 사무장병원으로 적발했다. 사무장병원의 실 운영자는 신용불량자나 질병을 앓는 고령 의사를 고용했으며, 이들 고용 의사는 짧게는 4일 평균적으로 1~2개월마다 바뀌었다.

또 사무장병원의 수익을 위해 고용 의사들에게 환자 처방을 늘리도록 지시하거나 특정 제약사의 약을 처방하도록 했으며, 무료로 중식을 제공하는 등 불법 영리행위를 벌였다. 이들 사무장병원은 그동안 34억원 상당의 요양급여를 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조합원을 가짜로 구성해 의료생협을 만들고서 실운영자가 의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사무장병원은 설립부터 불법”이라며 “의료생협과 종교법인이 의료기관을 설립·운영할 수 있다는 허점을 노린 범죄로 유사사례에 대해 단속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