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혈관이 풍선처럼 부푸는 '뇌동맥류'

  • 문화
  • 건강/의료

[건강하게 삽시다]혈관이 풍선처럼 부푸는 '뇌동맥류'

발병뒤엔 치명적 결과… 예방·조기발견 중요

  • 승인 2014-11-24 14:06
  • 신문게재 2014-11-25 10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 뇌동맥류

▲ 이철영 건양대병원 신경외과
▲ 이철영 건양대병원 신경외과
추운 날씨에 급증하는 뇌동맥류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평소 전혀 자각 증상을 느낄 수 없다가 어느날 갑자기 뇌출혈로 사망하는 극단적인 경우를 만드는 무서운 질병이다. 뇌동맥류는 혈관 벽이 약해져 혈액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파열시 뇌출혈로 사망할 확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뇌동맥류가 처음 파열되면 발병자의 절반이 병원 도착전에 사망하거나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처할 수 있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약 50% 정도가 치료 도중 사망하거나 중증의 장애를 가지게 되는 매우 무서운 질환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추운 날씨엔 뇌동맥류 파열이 증가해 그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위험한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에는 전혀 증상을 느낄 수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다. 뇌동맥류에 대해 건양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이철영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발생원인 명확하지 않아=뇌동맥류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대부분의 뇌동맥류가 뇌내 동맥의 갈라진 부위에 생기는데 이 부분의 혈관벽이 구조적으로 약한 부위가 되어 여기에 정상적인 혈류가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해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동맥류의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데 가장 잘 알려진 위험인자는 고혈압과 흡연이다. 이렇게 혈관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는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아 전혀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순간 이것이 파열되어 소위 뇌지주막하출혈을 일으키게 된다.

뇌동맥류 파열의 전형적인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는 극심한 통증과 구토다. 환자가 무슨 일을 하다가, 또 어느 시점에서 두통이 생겼는지 기억할 수 있을 만큼 갑작스런 두통을 호소하게 된다. 두통의 양상도 일생에 한번 경험해보지 못한 심한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뇌를 싸고 있는 지주막의 아래쪽에 피가 고이게 되는데 이를 뇌지주막하출혈이라 한다. 진단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뇌 CT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뇌지주막하 출혈이 의심되나 CT에서 확인이 안될 경우에는 요추부 천자를 통해 피가 섞인 뇌척수액을 확인함으로써 진단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는 뇌출혈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이고, 실제 파열된 뇌동맥류의 치료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뇌혈관 조영술을 시행하여 동맥류의 발생부위와 크기, 방향, 뇌혈관 상태 등 향후 치료와 수술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터진 후의 뇌동맥류 치료=파열된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우선 목표는 재출혈을 막는 것이다. 재출혈은 처음 출혈보다 훨씬 심각한 양상으로 출혈하기 때문에 뇌손상을 막고 환자의 구명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재출혈을 막는 것이다. 재출혈을 막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직접 수술을 해서 뇌를 열고 들어가 터진 부위에 조그만 금속집게를 물어놓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혈관 내로 도관을 삽입하여 뇌동맥류에 도달한 다음 뇌동맥류 안에 미세한 금속코일을 채워넣어 파열을 막는 방법이다. 항상 이 두가지 방법이 모두 가능한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 뇌동맥류가 생긴 위치, 형태, 개수, 크기 등을 검토하여 두 가지 방법 중 가능한 방법, 혹은 더 유리한 방법을 택해 치료를 받게 된다.

신경외과 이철영 교수는 “뇌동맥류가 터지면 치명적인 결과를 보이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미파열 동맥류는 위치나 크기에 따라 증상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거의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경우 3차원 CT 및 MRI검사로 발견할 수 있는데, 뇌동맥류가 발견되면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여 동맥류의 발생부위와 크기, 방향, 뇌혈관의 상태 등 향후 치료와 수술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고 말했다.

뇌동맥류는 외과적 수술방법을 이용해 치료하거나 혈관 내 수술법을 이용해 혈관 안쪽에서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혈관내 수술법은 혈관조영술 시에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가늘고 긴 관을 사용하여 동맥혈이 뇌동맥류로 흘러가지 못하도록 백금코일을 뇌동맥류에 채우는데 이와같은 방법을 색전술이라고 한다.

▲주기적인 검진이 필수=뇌졸중의 경우는 대부분 의식장애나 다른 신경장애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본인이나 주위사람들이 병의 심각성을 쉽게 인식하므로 병원을 비교적 빨리 찾는 편이지만, 뇌동맥류 파열의 경우에는 단순한 두통증상이라고 여겨 약국에서 진통제만 복용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요즘에는 진단기술과 수술기술의 발달로 뇌동맥류를 조기 발견해 수술할 수 있다면 90% 이상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이철영 교수는 “요즘처럼 기온이 낮은 때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뇌혈관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뇌동맥류 진단 및 뇌지주막하 출혈의 예방을 위해 뇌혈관검사 및 뇌MRI같은 정밀검사를 적극 시행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갈등 응급실 지키던 전문의 2명 '쓰러졌다'…대전 대학병원 의료진 건강 '빨간불'
  2. 대전형 라이즈 7일 공모예정… 지역대 특성화 살린 7+α 과제로 '도전장'
  3. 충청권 새마을금고 이사장선거 마무리…총 131명 확정
  4. 의대 학생들 수업거부 이틀째… 정부와 의료계 '동상이몽'
  5. [기고]벚꽃으로 보는 기후변화
  1. [사설] 주민 공감대 이뤄 지천댐 건설해야 한다
  2. [사설] 방사청 '완전 이전' 차질 없어야 한다
  3. '기록 없다고 상처까지 지워졌을쏘냐' 대전3·8민주의거 송병준 옹의 증언
  4. 늘봄학교 배제된 특수 순회교육 학생들, 과거 농산물꾸러미 사례에 희망
  5. 대전경찰청, 어린이보호구역 교통법규 위반 집중단속

헤드라인 뉴스


기록 없다고 상처 지워지랴… 대전3·8의거 산증인 송병준 옹

기록 없다고 상처 지워지랴… 대전3·8의거 산증인 송병준 옹

대전지역 학생 1600여 명이 학교 밖으로 뛰쳐나와 부정선거와 부정부패를 규탄한 대전3·8민주의거에서 부상자는 한 명도 없었던 것일까? 지금껏 발견된 당시 사진을 봐도 진압봉을 치켜든 경찰들이 좁은 골목에서 시위 학생들을 힘으로 제압하는 듯한 모습, 학생들이 혼비백산 뛰어가는 장면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으나 정부가 인정한 3·8민주의거 부상자는 0명이다. 하지만 당시 동구 인동 한 골목에서 경찰에 붙잡혀 구둣발 폭행을 당한 송병준(82·대전고 41회) 옹의 그늘진 삶은 우리가 몰랐던 대전3·8민주의거 진압 과정의 폭력성을 말하고 있다..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국보로 승격된다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국보로 승격된다

충남 부여 무량사에 보존된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가 국보로 승격될 전망이다. 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조선 후기 괘불도인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가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 앞으로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에도 이변이 없으면 오는 4월 10일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로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괘불도는 사찰에서 야외 의식을 거행할 때 걸어놓았던 대형 불교 회화 작품으로 그 규모와 다양한 도상이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문화유산으로 손꼽힌다. 과거에는 '괘불탱'이라 불렸으나 최근 '괘불도'로 명칭이..

보령 섬에 드론 배달원 뜬다… 국토부 드론실증도시 구축 공모에 선정
보령 섬에 드론 배달원 뜬다… 국토부 드론실증도시 구축 공모에 선정

충남도가 보령시 섬 지역의 열악한 생활 물류 문제 해결을 위해 드론 배송서비스에 나선다. 도는 국토교통부 주관 '2025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 공모에서 '보령시 원산도와 오천항 거점을 활용한 도서지역 드론 배송' 과제가 선정돼 국비 4억 8000만 원을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도와 보령시, 보령해양경찰 및 5개 드론기업 컨소시엄이 함께하며, 국비 4억 8000만 원을 비롯해 도비·시비 등 총사업비 7억 8000만 원을 투입한다. 사업 대상지는 원산도 거점 인근 장고도, 고대도, 삽시도, 소도, 효자도, 추도, 육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산불 진화태세 점검 ‘이상무’ 산불 진화태세 점검 ‘이상무’

  • 3.8민주의거 기념관 찾은 시민들 3.8민주의거 기념관 찾은 시민들

  •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 축하공연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 축하공연

  •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메이저리그 안 부럽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메이저리그 안 부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