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과 건강]환절기와 호흡기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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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건강]환절기와 호흡기 질환

기침·가래는 무조건 감기?… 2주 넘으면 다른 병 의심해야

  • 승인 2014-11-24 14:02
  • 신문게재 2014-11-25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 조용선 을지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조용선 을지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한낮의 햇살과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을 뒤로 하고 아침저녁의 쌀쌀한 기온이 가을을 느끼게 한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는 날씨가 계속되면 우리 몸의 생체리듬이 혼란을 겪게 된다. 특히 공기를 마시고 내뱉는 호흡기는 이 같은 기온 변화에 굉장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환절기에는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특별히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호흡기가 약한 사람은 물론이고, 평소 건강한 사람도 예외일 수는 없다.

환절기에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감기다. 감기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일반적으로는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 들어와도 병에 잘 걸리지 않지만 환절기와 같이 일교차가 크고 공기 중 습도가 줄어들면서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걸리기 쉽다.

감기에 걸리면 흔히 콧물, 재채기, 기침, 발열, 목 아픔 등의 증상을 보이고 대개 1~2주안에 자연적으로 낫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 중이염, 기관지염, 폐렴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감기 정도야' 하는 생각으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관지염이나 폐렴, 폐결핵, 폐암 등의 여러 질병이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가래에 피가 묻어 나오는 경우,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 목소리가 변하는 경우, 음식을 삼키기 곤란하거나 안면통이나 치통 등이 발생할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온에 신경 쓰고 실내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습도를 적당히 유지해야 한다. 올바른 영양섭취와 충분한 수면은 면역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며, 바이러스가 전염되지 않도록 손을 자주, 또 깨끗하게 씻어줘야 한다.

천식은 우리 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기관인 기도(기관지)가 좁아져서 호흡곤란, 천명(쌕쌕거리는 숨소리), 기침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천식의 원인은 천식을 일으키는 알러지와 같은 유발 인자에 노출되어 기관지에 알레르기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기도가 과민하게 변화하여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식은 특히 환절기에 더 악화될 수 있다. 큰 일교차와 차고 건조한 기후 때문에 기도 수축이 평상시보다 빈번하게 일어나 천식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천식 환자가 감기에 걸리면 기관지가 더욱 민감해져 작은 자극에도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천식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는 물론이고, 여러 환경에 의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환자의 주위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만성 기침 증상을 감기로 오해하고 병을 키우기 쉽다. 보통 기침은 가래 등을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신체의 생리적인 현상이다. 또 기침은 감기를 포함한 거의 모든 호흡기 질환에서 초기에 발생한다. 하지만 우리 몸을 보호하려는 현상이라 할지라도, 흡연을 하거나 호흡기가 약한 사람이 한 달 이상 기침이 난다면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다른 호흡기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환절기에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개인위생과 주위환경을 깨끗이 하고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해서 그대로 지내면 호흡곤란이 갑자기 심해져서 입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자주 생기므로, 전문의와 상의해 지속적인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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