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과 교육당국의 협상 불발로 애꿎은 아이들과 학부모들만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23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충남·북과 세종지역 학교 비정규직 파업에 지난 20, 21일 일선학교 213개교의 급식이 중단됐다. 대부분 조리종사원들인 충청권 1400여명 비정규직연대회의 조합원들이 교육당국에 항의의 뜻을 표한 것이다.
대전은 파업직전 교육청과 협상이 마무리돼 급식이 공급됐다. 42개교, 220여명의 노조원이 파업한 세종은 20일 오후 협상이 타결돼 21일은 급식이 제공됐다.
세종의 경우 협의된 내용은 정액급식비 8만원 지급, 장기근무가산금 상한 폐지, 정액성과금 연40만원 지급 등이다.
대전에 이어 세종까지 협상이 타결되자 일각에서는 충남도 파업을 막기 위한 협상에 적극 나섰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식이 중단된 이틀간 아이들의 점심은 분명 차이가 있었다.
학교를 직접 가본 결과 따뜻한 도시락을 준비한 아이들이 있는 반면, 업체 도시락을 사온 아이도 있었다. 점심이 다돼서 엄마가 도시락을 갖다 준 아이가 있는 반면, 할아버지가 도시락을 사다준 아이도 있었다.
빵이나 떡, 우유나 야쿠르트를 준비한 학교, 고구마를 준비한 학교 등 자체 대응으로 아이들의 끼니를 해결했지만, 허기를 다 채우지 못해 불만인 아이도 일부 있었다.
이와 함께 맞벌이가 보편화된 시대에서 갑작스런 도시락 준비에 불편을 겪은 학부모들의 불만도 빗발쳤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가정도 분명 있기에 말 못할 심적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모두 도시락을 먹는 가운데 2명만 빵과 우유를 먹고 있던 교실은 어른들 눈에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학생 모두에게 다름이 드러나지 않는 밥을 먹게 한다는 무상급식의 취지가 어른들의 싸움으로 무색해진 것이다.
비정규직 처우개선에는 대다수가 동감하지만 아이들의 밥을 주지 않는 형식의 항의가 옳지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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