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주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급기야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국비 지원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잠정적인 합의가 이뤄졌지만, 여당 지도부의 추인 거부로 혼선이 빚어진 점에 대해 사과까지 했다.
이에 대해 누리과정 예산 책정이 여야 간 정치 논리의 제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일부에서는 누리과정 예산 지원과 관련, 여당과 야당이 각각 명분과 실리를 챙겨가는 방식으로 우회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돈다. 뿐만 아니라 시·도교육감들까지 학부모들의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 국비 지원을 위해 강경 대응을 해왔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정부의 지방채 발행 허용 등에 대한 조건에 스스로 누리과정 예산을 일부분 책정했다. 그 과정에서 교육감별로 의견이 달랐지만, 교육청의 누리과정 자체예산 편성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또 다시 협의회는 지난 20일 정기총회를 열고 여야의 누리과정 예산 합의를 종용하며 당초 교육청 예산으로 편성했던 누리과정 예산 집행을 유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렇다 보니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또 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여기에 학부모들을 안절부절 못하게 하는 사안이 또 있다.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가 학생들의 급식을 담보로 지난 20~21일 총파업을 단행해 당장 학생들이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더구나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정부의 성실한 대안 마련이 없을 때 추가 파업을 경고하기까지 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곳을 정치권과 교육계가 없애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어떠한 교육환경에서 지낼 수 있는지부터 정치권과 교육계 직원들이 살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해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교육 수요자에게 제공해야 할 사안이 정치권의 쇼에 오락가락하는 것 같다”며 “교육수요자에게 최대한으로 이득이 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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