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밖 기부철회' 부산은행, 지역여론 뭇매

  • 경제/과학
  • 금융/증권

'상식밖 기부철회' 부산은행, 지역여론 뭇매

“3000만원으로 시장 초대, 충청인 우습게 보는 행태” 시민단체·의원 등 비난에도 은행 측 “평소 하던 방식”

  • 승인 2014-11-23 16:08
  • 신문게재 2014-11-24 5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속보>=대전지역 진출을 선언한 BS부산은행(회장 성세환)이 상식밖의 기부철회로 지역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보도 이후,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보 11월 19일자 5면 보도>

앞서 BS부산은행은 권선택 대전시장의 개점식 참석조건으로 3000만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가 권 시장이 불참의사를 전하자 기부 계획을 철회했다.

박 모(36·둔산동)씨는 “부산은행의 행태는 지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돈으로 시장의 참석을 유도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다른 시민 김 모(49·관저동)씨도 “부산은행이 충청도에 와서 지역민들과 함께 상생을 해도 어려울 것인데 기부 조건으로 참석요구는 잘못된 행동”이라며 “타 지역에서 영업활동을 시작하는 만큼 지역정서를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민단체들도 한목소리로 부산은행 비판에 가세했다.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은 “3000만원으로 시장을 사겠다는 충청지역민을 우습게 보는 행태”라며 “기부행위를 기업의 사회적책임으로 접근해야하는데 이런 식의 접근은 기업의식이 전혀 없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은행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대전시민사랑협의회 한 관계자는 “3억을 기부한다고 해도 가지 못할 판에 지역을 얕잡아보는 일”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범계 의원(서구 을)은 “대전에서 영업을 시작하며 제시한 금액으로는 체면 치례도 안되는 어처구니 없는 소행”이라며 “거기에 시장의 개점식 참석을 요구한 행위는 대전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우리 지역에 지역은행이 없는 현실이 문제”라며 “지역은행 설립은 민관정을 비롯해 출향인사들 모두가 똘똘 뭉쳐 세종시 원안사수 때처럼 강렬한 열정과 요구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기부 조건으로 시장님 참석을 요구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라며 “타 지방은행 진출에 지역 정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무례한 행동은 반감만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일에 대해 부산은행 측은 “평소에도 홍보효과를 고려해 기부 때 관계자가 참석해 전달받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며 “참석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고 다음에 기회를 봐 다시 제안하자고 내부적인 결정이 내려졌다”고 해명했다.

앞서 부산은행은 지난 14일 서구 둔산동에 대전·충청지역의 첫 번째 점포인 대전영업부를 개점했다.

이날 개점식 전 부산은행은 영업망을 확대하기 위해 대전시를 방문해 권 시장의 개점식 참석을 요청했으며, 3000만원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대전시는 권 시장의 참석을 거절하고, 3000만원을 기부하려면 공동모금회나 대전복지재단 측을 연결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부산은행이 기부를 철회했다.

한편, 전국은행연합회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BS금융그룹 부산은행 사회공헌비는 2011년 333억원, 2012년 311억원, 2013년 340억원 등 매년 평균 320여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이익(3263억 원) 대비 10.4%, 대부분 사회공헌활동 비용을 부산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2.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3.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