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BS부산은행은 권선택 대전시장의 개점식 참석조건으로 3000만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가 권 시장이 불참의사를 전하자 기부 계획을 철회했다.
박 모(36·둔산동)씨는 “부산은행의 행태는 지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돈으로 시장의 참석을 유도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다른 시민 김 모(49·관저동)씨도 “부산은행이 충청도에 와서 지역민들과 함께 상생을 해도 어려울 것인데 기부 조건으로 참석요구는 잘못된 행동”이라며 “타 지역에서 영업활동을 시작하는 만큼 지역정서를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민단체들도 한목소리로 부산은행 비판에 가세했다.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은 “3000만원으로 시장을 사겠다는 충청지역민을 우습게 보는 행태”라며 “기부행위를 기업의 사회적책임으로 접근해야하는데 이런 식의 접근은 기업의식이 전혀 없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은행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대전시민사랑협의회 한 관계자는 “3억을 기부한다고 해도 가지 못할 판에 지역을 얕잡아보는 일”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범계 의원(서구 을)은 “대전에서 영업을 시작하며 제시한 금액으로는 체면 치례도 안되는 어처구니 없는 소행”이라며 “거기에 시장의 개점식 참석을 요구한 행위는 대전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우리 지역에 지역은행이 없는 현실이 문제”라며 “지역은행 설립은 민관정을 비롯해 출향인사들 모두가 똘똘 뭉쳐 세종시 원안사수 때처럼 강렬한 열정과 요구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기부 조건으로 시장님 참석을 요구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라며 “타 지방은행 진출에 지역 정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무례한 행동은 반감만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일에 대해 부산은행 측은 “평소에도 홍보효과를 고려해 기부 때 관계자가 참석해 전달받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며 “참석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고 다음에 기회를 봐 다시 제안하자고 내부적인 결정이 내려졌다”고 해명했다.
앞서 부산은행은 지난 14일 서구 둔산동에 대전·충청지역의 첫 번째 점포인 대전영업부를 개점했다.
이날 개점식 전 부산은행은 영업망을 확대하기 위해 대전시를 방문해 권 시장의 개점식 참석을 요청했으며, 3000만원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대전시는 권 시장의 참석을 거절하고, 3000만원을 기부하려면 공동모금회나 대전복지재단 측을 연결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부산은행이 기부를 철회했다.
한편, 전국은행연합회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BS금융그룹 부산은행 사회공헌비는 2011년 333억원, 2012년 311억원, 2013년 340억원 등 매년 평균 320여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이익(3263억 원) 대비 10.4%, 대부분 사회공헌활동 비용을 부산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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