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대범 대전농협은행 마케팅추진단 웰스매니저 |
이것을 본 물리학자, “어서 돌멩이로 내려쳐서 이 캔을 땁시다” 이 말을 들은 화학자, “그렇게 하면 안 되지요. 불을 지펴서 캔을 가열하면 될 걸 가지고…” 마지막으로 경제학자는 어떻게 말했을까? “음, 여기 오프너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날밤 경제학자는 수프를 먹었다고 가정하고 잠을 자야 했다.
이야기는 1970년 소비자 선택이론을 발전시킨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유명한 미국의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이 경제학의 특성을 잘 집어내어 표현한 이야기이다.
경제학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계산이 빠른, 그래서 자신의 선택에서 고려하는 모든 대상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계산해 가장 가치가 큰 대상을 선택하는 인간을 가정한다. 경제학적 인간이란 극히 합리적으로 행동할 뿐만 아니라 타인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마치 신과 같은 이러한 인물이 주류경제학에서 전제로 하는 경제인의 모습이다.
경제학은 애덤스미스가 1776년 내놓은 국부론에서 시작되었다. 경제학의 목적은 사회에 존재하는 유한한 자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배분하고 그 자원으로 어떻게 최대의 경제적 가치를 창조하며, 나아가 창출된 가치를 어떻게 사회 구성원에게 분배할지를 연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경제학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발전된 학문인 것이다.
경제학은 숫자와 물리 등 자연과학 계열의 방법론을 사용하기도 하였는데 수학도구를 사용해 경제의 앞날을 예측하거나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또 통계학이나 확률론 등의 방법론을 사용하는 금융공학의 발전도 두드러졌다. 옵션의 가격을 확률론이라는 도구로 해석한 블랙 숄츠 모델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모델은 원래 물리학에서 사용되는 확률 미분 방정식을 사용하여 장래의 금융 자산 가격을 계산해 적절한 프리미엄을 산정하는 방법으로 지금로 실무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2008년 미국의 부동산 버블 원인 중 하나는 “인간은 합리적이며 시장은 효율적이다”라는 전통적인 경제이론에서 출발한 금융공학의 이론적 한계 때문이라고 지적된다. 실제로 인간이나 인간이 구성하는 시장은 통계학이나 확률론이 가정하는 것 만큼이나 합리적으로, 더욱이 획일적으로는 움직이지 않을 때가 많다.
한번 생각해보면 우리는 가끔씩 상당히 바보 같은 행동을 할때가 있다. 가령 마음이 맞는 동료와 술을 마시다 밤을 꼬박 새울때가 있다. 또 분명히 가격이 더 싼곳을 알지만 시간이 없거나 귀찮아서 비싼 가계에서 물건을 사기도 한다. 사랑에 빠지게 되면 더욱이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1989년 일본증시의 버블, 2000년 미국 IT버블로 주가가 3~4배 상승했다가 붕괴됐다. 주가는 기본적으로 경제성장과 나란히 움직인다. 그러나 일본이든 미국이든 거품기간에 경제성장이 2~3배씩이나 증가하지는 않았다.
어느 학자는 “인간의 행동이 '이성과 감정이라는 두 마리 말에 이끌리는 쌍두마차'라는 비유는 옳지만, 이성은 작은 조랑말일 뿐이고 감정은 커다란 코끼리만 하다”고 주장한다.
마음이 인간 행동을 결정하고, 인간 행동이 경제를 움직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경제는 우리의 마음이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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