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대중공개수업 '무크' 도입, 세계 명강의를 내방에서

[UST]대중공개수업 '무크' 도입, 세계 명강의를 내방에서

대학 100곳·2200만명 참여… 출연연 캠퍼스 강의 공개키로

  • 승인 2014-11-23 12:29
  • 신문게재 2014-11-24 9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정부는 내년 25억3200만원을 투입, 온라인 대중 공개 강좌(K-MOOC, K-Massive Open Online Course)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우수대학 강좌를 공개하고, 대학생과 일반인(학점은행제 이용)이 수강하면 학점도 인정해 줄 예정이다.

무크(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세계 유수 대학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듣는 대중 공개수업을 지칭한다. 웹 서비스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상호 참여·교류하는 대형 규모의 무료 교육 서비스로 미래 교육의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30개 국가연구기관을 캠퍼스로 활용하고 있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총장 이은우·UST)는 내년 무크 도입을 통해 미래 국가전략 과학기술 분야의 R&D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국내 유일의 국가연구소대학으로 자리를 확고히 해나갈 방침이다.

UST에는 올해 기준으로 1039명의 맞춤형 R&D 인재가 재학 중이며 졸업생 1072명을 배출했다.

▲온라인 교육 혁명, 무크=온·오프라인, 산학협력 등을 통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 개혁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중심에는 무크가 있다. 지난 2012년 스탠퍼드 대학의 교수들이 만든 코세라(Coursera)라는 공개 강좌 사이트를 필두로 UDACITY, MITx, edX와 같은 성공적인 무크가 탄생한 이후 전세계 유명대학의 교수, 강사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강의를 무료 또는 월 몇만원 수준의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안방에서도 들을 수 있게 됐다. 누구나 이 수업의 토론, 과제, 시험 등의 과정에까지 참여할 수 있게 된 일은 미래 교육의 변혁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원격교육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개방대학(Open University)이나 우리나라의 방송대학도 등록자에게만 교육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개방된 교육(open)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무크는 그 흔한 회원가입이나 로그인조차 할 필요 없이 세계 유수 대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강의를 수강하는데 그치지 않고 아주 적은 돈을 내고 유료 등록을 하게 되면 과제도 부여 받고 제출한 과제에 대한 검사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인이 수강한 과목에 대해 수강한 대학명과 교수명이 찍힌 수료증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몇몇 대학들은 MOOC 수강을 통해 학사학위를 주는 과정들을 신설하기 시작했다.

▲모두에게 균등한 교육기회 제공=지난 2011년 세바스찬 스룬(Sebastian Thrun) 미 스탠퍼드대 교수가 만든 유다시티(Udacity)가 최초의 무크 사이트다. 여기에 코세라(Coursera), 에드엑스(edX)가 세계 3대 무크 사이트로 불린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인공지능 연구소 책임자 앤드류 응(Andrew Ng) 박사와 다프네 콜러(Daphne Koller) 박사는 지난 2012년 4월 모두에게 균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세계적인 대학들의 강의를 무료로 듣게 하자는 취지에서 무크 강의인 코세라를 공동으로 세웠다. 교실에서 가르칠 수 있는 인원은 아무리 많은 학생이 수강하는 수업이라고 해도 100~200명에 지나지 않지만 온라인으로 수업을 공개하면 훨씬 더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그로인해 인류 전체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 전세계 190여개국에서 100여개 대학이 코세라에 참여, 수강생 수는 설립 1년만에 17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올해 2200만명이 넘어서 페이스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 지난해에는 4300만달러(약430억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세라는 컴퓨터과학·인문학·사회과학 등 총 25개 분야 714개의 수업을 운영한다. 사용자들에겐 각 수업별로 동영상 강의, 각 단계별 시험, 온라인 과제, 온라인 토론 과정이 제공된다.

또 에드엑스, 유데미, 유다시트 등 무크 대학이 설립 중이다. 세계 최고 교수들의 강의를 무료나 저렴한 가격으로 언제 어디서나 수강 가능하며 퀴즈를 풀고, 리포트를 내면 학점이나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AT&T사는 자사에 취업하려면 유다시티에 개설된 포로그래밍 기술 강의를 비롯하여 6~12개월 안에 주당 10~20시간 특정 강의를 듣도록 했다. 유다시티가 AT&T와 협의를 맺고 '나노학위(Nanodegree)'를 개설한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세일즈포스, 오토데스크 등의 대기업들도 나노학위 과정을 개발 중이다.

미국 조지아 공대(Georgia Tech)의 경우 컴퓨터 공학과의 MOOC 수강을 통해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과정을 신설했고 1학기 수업료가 7000달러 미만으로 책정해 일반 학생의 30%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인터넷 환경 제한 및 특정 계층만 관심 '문제'=무크에도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단점은 수강생은 많은데 비해 해당과목을 급제하는 학생의 수가 적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강생의 50% 정도는 수업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고 겨우 5% 내외의 학생만이 해당과목을 급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5% 정도만이라 하더라도 그 수가 15만 명에 이르는 과목이라면 급제자의 수가 7500명이나 되기 때문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가 되는 것이다.

또한 수강생의 30% 정도가 미국 출신으로 생각보다 저개발국 출신 수강생 수가 많지 않다는 점도 아직은 풀어야할 문제이다. 이는 무크가 동영상 강의를 위주로 온라인 강좌가 제공되기 때문에 인터넷 속도와 같은 정보화 기반시설의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무크 제공자들도 인지하고 있어서 지역별로 학습 거점(Learning Hub)을 만들어 인터넷 환경이 좋은 곳에 여러 사람이 모여서 같이 수업을 듣고 토론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무크를 수강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미 학사학위 이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몇몇 과정을 제외하고 아직은 MOOC에서 제공되는 과정은 대부분 학부, 개론 수준인 경우가 많아서 이론적으로는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해당 수업을 듣고 고등교육의 수혜를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약 80% 정도의 수강생이 전문대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최고 수준 인터넷 환경속에서 국내 사정 열악=무크에 등록해 수강하는 한국인 수가 매우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무크 15만명 컴퓨터과학입문 수강자 중 한국인은 불과 8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구대비 세계 최고의 인터넷 사용자율과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나라라는 점을 감안,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수치이다. 이는 무크의 강좌들이 대부분 영어로 진행돼 언어의 장벽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교육당국이나 대학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국내에서는 KAIST의 에듀케이션 3.0으로 대변되는 'Flipped Learning'(역전학습 또는 뒤바뀐 학습 등으로 번역)이 운영 중 이다. 수업시간 이전에 교수가 제공한 강의를 집에서 학생 스스로 학습하고 수업시간에는 그에 대한 토론 또는 그와 관련된 응용학습을 하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쉬운 부분은 학생 혼자서 하고 어려운 부분을 교실에서 교수와 함께 함으로써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는 학습 방법인데 이때 MOOC에서 제공하는 수많은 강의들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도 내년 관련 예산을 반영, 평생학습사회 실현을 위해 한국형 온라인대중공개강좌(K-MOOC)를 추진하고 있다. UST도 내년 무크를 통해 30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캠퍼스 우수 교원들의 강의를 대중들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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