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전문가들은 단순한 건설방식 비교보다는 도시계획 전체 차원에서의 접근을 주문했고, 시의원들은 고가와 트램은 물론 지하화와 재정여건을 감안한 전면 재검토 의견까지 쏟아냈다.
권선택 시장은 19일 오전 한표한 전 지방행정연구원장과 최병선·박양호 전 국토연구원장, 서울대 명예교수인 김안제 전 지방행정연구원장, 오덕성 충남대 대외협력부총장 등 도시계획 분야 원로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 원로는 “노면 방식으로 하면 기존 대중교통과의 갈등이 불가피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했고, 다른 원로는 “고가방식에 대해 경관을 우려하는데, 타 도시와 여러 외국 도시를 둘러본 경험에 비춰보면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말했다.
단순히 건설방식이나 기종선택 등을 비교하기보다는 도시계획 전체 차원에서의 대중교통 문제로 접근하는 시야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원로 대부분이 공감했다는 게 한 참석자의 전언이다.
이 참석자는 “가능하면 시간을 오래 끌지 말고 일찍 결정한 후 임기 내에 잘 추진하면 시민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원로 대부분은 대전에 살고 있지 않은 만큼, 객관적으로 장점과 단점 등에 대해 조언했다”고 말했다.
오후에 열린 시의원과의 간담회는 열기가 뜨거웠다.
박정현 의원은 “지방재정이 악화되는 반면 복지수요는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감안한 지방재정 영향 분석이 없다”고 했고, 김동섭 의원도 “지자체가 짊어질 재정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사업비를 투자해 얻는 효과에 대해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기식 의원은 “오랫동안 논의하다 보니 피로감이 극에 달해있는데 하려면 빨리하자”며 조원휘 의원과 함께 재정을 감안해 트램을 선호한 반면, 김종천 의원은 “트램은 교통체증, 속도 저하 등의 문제가 많다. 빨리하려면 고가방식으로 하자”고 말했다.
박희진 의원은 “지하철이 아니면 도로를 확대하는 게 낫다”고 했고, 전문학 의원도 “중앙정부와 다시 협상해 지하철로 가야 한다”고 했다.
반면 과감한 결단을 촉구한 의원도 있다. 황인호 부의장은 “중앙정부의 승인을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답은 이미 나오지 않았나 싶다”며 “시간을 갖고 하더라도 흔쾌히 결정될 것 같지 않다”고 권 시장의 중대한 결정을 강조했다. 송대윤 의원도 “대중교통으로 흑자를 보는 도시는 없다. 결정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제는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며 “12월초까지 모든 것을 끝내겠다”고 못박았다.
윤희진·강우성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