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본보가 최근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선임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8개 정부출연연구기관 비 상임 감사출신을 파악한 결과, 절반 이상인 5곳이 교수들로 채워졌다.
최근 출연연 비상임 감사로 입성한 교수출신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유향 인하대 명예교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유정열 서울대 명예교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조진형 금오공대 교수 ▲한국식품연구원 이형주 서울대 명예교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곽철영 건국대 교수 등이다.
한국화학연구원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비상임 감사는 각각 임채우 남해안미래포럼 운영처장과 양대원 대한청소년협회 부총재가 선임, 이들은 정치권 인사로 분류된다.
임 감사가 몸담고 있는 남해안미래포럼은 경남지역 대학 교수와 도의원 등 100여명의 운영위원이 참여하고 있는 사단법인이다.
양 감사는 제15대 통합민주당, 제16대 한나라당, 제17대 무소속 등으로 정당활동 경력을 갖고 있다.
반면, 대규모 출연연 감사 공모에서 관료 출신은 한 곳도 입성하지 못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불거진 '관피아'논란이 그동안 관행처럼 차지했던 관료들의 출연연 감사직 입성을 차단시킨 것으로 출연연 안팎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출연연 안팎에서는 관료출신보다 교수출신 감사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분위기다. 비상임 감사의 경우, 월 4회 출근시 200만원의 급여를 받기 때문에 현직 교수들에게는 만만치 않는 부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로인해 폴리페서(현실정치에 뛰어든 대학 교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시각이 우세하다.
조진형 건설기술연구원 감사는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에 주요 직책을 맡아 활동 중으로 지난 지방선거 당시 구미 시장 예비 후보 A씨 개소식 참석 등으로 이목을 받았다.
또한 특정 학맥 또는 지인들을 위한 자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정열 생산기술원 감사와 김유향 에너지기술연구원 감사 모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요 직책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출연연 한 보직자는 “무조건 관피아 출신은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자리에 맞는 적임자를 추천했느냐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수 출신 인사가 감사로 올 경우, 관료 출신보다 출연연 조직의 전문성이 낮다보니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문숙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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