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건설비용, 막대한 재정 적자 등 일리있는 근거를 내세웠지만, 숱한 논쟁을 벌이며 수년 동안 끌어온 정책 결정을 보름 정도 앞둔 시점이라는 게 문제다. 대안 제시가 아니라 문제점을 부각하며 특정 정책만 반대하는데다, 또 다시 기약없는 논의로 적잖은 사회적 비용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론 분열 책임론까지 불거질 정도다.
'도시철도 2호선 고가방식 반대'를 위해 모인 대전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일부 정당은 18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는 도시철도 2호선 고가방식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고가방식은 도심경관 훼손과 지역경제 위축, 막대한 건설·운영 비용 등 여러 문제점이 제기됐다”며 “그럼에도, 시가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해 보여준 입장은 고가방식으로 추진하려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전성 문제를 언급했다. 이들은 “고가방식의 대구도시철도 3호선 개통 연기와 자기부상열차인 인천공항철도의 장기간 시험운행 등은 안전성과 기술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고가로 건설되면 전체 비용의 40%를 153만명의 시민이 1인당 35만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청할 지적도 했다. 이들은 “환경과 건설비용,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준공 이후 막대한 운영적자 등으로 필수적인 사회간접자본(SOC)과 지역경제·복지 예산이 줄 수 밖에 없다”며 “고가방식의 2호선은 결국 대전의 4대 강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재정 위기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국가사업까지 지자체가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문창기 대전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도시철도 2호선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다른 방식도 고려해야 하기에 수순을 밟는 고가방식을 폐기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중단 요구시점 논란과 관련, “(고가방식) 반대기조는 지속적으로 유지해 왔고 내부적으로도 계속 논의해 왔다”며 초읽기에 들어간 정책 결정을 앞두고 갑자기 이뤄진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고가방식 중단을 전제로 한 건설방식 결정의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선, “재논의 구조나 방식, 정책 결정시기 등에 대해선 논의해 보지 않았다”며 “백년대계인 만큼, 소요 시간은 의미가 없다. 현재까지 드러난 문제점들이 해결되는 때가 정책 결정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건설방식에 대해 결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특정방식을 반대하기 위한 압력행사로 오해할 수 있겠지만, 이것도 하나의 의견수렴 과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