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혈모세포이식센터, 여기는 생명을 나눠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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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이식센터, 여기는 생명을 나눠심는 곳

충남·북 유일 요양급여 기준 통과… 감염 최소화 위한 무균실 등 갖춰 급·만성 빈혈 등 치료 위해 골수기증 운동

  • 승인 2014-11-17 14:07
  • 신문게재 2014-11-18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지금은 전문질환센터시대-충남대병원을 가다]조혈모세포이식센터

1977년 전세계적으로 골수 이식을 받은 환자는 169명이었다. 불과 20년 남짓 지난 1993년에는 40개국 이상의 나라, 250여개의 조혈모세포이식센터에서 1만명의 환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다. 그후 20년이 지난 지금은 그 숫자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과거 드라마 비련의 여주인공들이 주로 걸리는 병이었던 백혈병도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임파선암, 재생불량성빈혈, 면역결핍질환들도 마찬가지다.

충남대학교병원도 지난 1996년부터 이 대열에 합류했고, 벌써 20여년동안 조혈모세포이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조혈모세포이식을 위해서는 환자에게 항암제를 대량 투여하거나 전신에 방사선 조사를 시행한다. 이때 환자의 골수기증, 조혈기능이 정상화될 때까지 환자의 면역기능은 극도로 저하돼 감염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된다.

조혈모세포이식실(무균실)은 이러한 환자에게 감염의 위험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공기정화 능력을 갖춘 격리실이다.

▲충남대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1996년 충남대병원은 조혈모세포이식센터를 첫 개설했다.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처음 시행됐고, 1998년에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에 필요한 무균병실과 혈액방사선조사기 등 각종 시설과 장비를 완비했다.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위한 요양급여에 관한 기준을 통과하면서 본격적으로 충남·북 지역의 유일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실시기관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2004년 1월부터 동종 말초조혈모세포이식에 대한 보험급여가 이뤄졌고, 현재 성인의 제대혈 이식 보험급여가 가능하게 됐다. 이 때문에 자가조혈모세포이식, 형제간 및 타인 골수이식, 형제간 및 타인골수이식과 말초혈액조혈모세포이식, 그리고 제대혈이식 등 다양한 형태의 조혈모세포 이식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2007년 리모델링을 통해 조혈모세포이식환자를 수용하는 무균병실 5병상(1인실)뿐 아니라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는 백혈병 환자를 수용하는 모든 병실에 헤파필터를 도입했다. 또 준무균병실 14병실을 갖췄다.

▲충남대병원 조혈모세포이식팀=혈액종양내과를 비롯한 소아청소년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치료 방사선과 전문의 등이 조혈모세포이식팀에 속해있다. 또 이식환자와 가족의 이식 수술 전 후의 교육과 상담, 관리를 담당하는 종양 전문간호사, 이식전담간호사, 조혈모세포채집을 담당하고 있는 혈액분반실 간호사, 사회사업가, 약사, 영양사 등도 한팀으로 움직이고 있다.

무엇보다 충남대병원 조혈모세포이식팀은 숙련된 전문간호사와 전문의가 환상의 팀워크로 환자를 돌보는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조혈모세포이식이란?=공여자의 조혈모세포를 채취해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급성 및 만성 백혈병,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등의 질환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전에는 골수이식이라는 용어로 사용됐는데 이는 이식에 주로 골수 이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말초혈액에서도 조혈모세포의 채집이 가능해 말초혈액을 이용한 조혈모세포이식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수혜자와 공여자의 관계에 따라 동종이식과 자가이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동종이식은 조직적합성이 맞는 서로 다른 사람간의 조혈모세포이식을 말한다. 자기이식은 환자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채취해 냉동 보관했다가 사용하는 이식을 말한다.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은 악성림프종과 다발성 골수종과 같은 병의 치료를 위해 고용량의 항암화석치료를 할때, 이에 따른 심한 골수억제의 부작용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치료다.

▲조혈모세포 채취, 투여 어떻게 하나?=골수의 조혈모세포는 수술실에서 전신 마취 하에 특수한 바늘과 주사기를 사용해 공여자의 엉덩이뼈에서 채취한다. 채취한 골수에 이식에 필요한 충분한 골수세포가 들어 있는지를 세포의 수를 세어 확인한다. 공여자는 골수를 채취한 다음날 퇴원이 가능하다. 골수를 기증하더라도 신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 골수는 재생력이 무척 강해 골수 채취후 바로 재생이 시작되고 약 2~3주면 완전히 회복이 가능하다. 때로는 채취한 골수에서 세포만을 분리해 환자에게 투여하고 나머지 혈액 성분은 공여자에게 다시 수혈해 주기도 한다.

조혈모세포는 플라스틱 주머니에 담아 환자가 있는 병실로 운반하고 마치 수혈하듯 정맥 혈관을 통해 투여한다.

골수를 환자에게 주입하는 데에는 약 2시간이 소요되며, 말초혈액 조혈모세포의 경우는 골수의 경우보다 짧은 것이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발열, 오한, 맥박수 증가 등 경미한 알레르기 반응은 있으나 대개 큰 문제는 없다. 혈관에 주입한 조혈모세포가 환자의 골수를 찾아가는 것은 신비한 생명현상중 하나다.

▲골수 기증은 생명 살리는 길=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생명을 찾아야 하는 환자들 가운데 70%는 가족 중에 조직이 일치하는 공여자를 찾지 못한다. 이럴 경우 환자들은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서 조직적합성이 일치하는 공여자를 찾아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이 조혈모세포를 기증할 때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조혈모세포 공여자가 될 수 있는 조건은 간단하다. 18세 이상 55세 이하의 신체 건강한 사람이면 된다. 기증하고자 하는 사람은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02-737-5533)나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02-590-1149)으로 연락하면 된다. 이식후 환자는 많은 수혈을 필요로 한다. 특히 혈소판 수혈이 필수적이다. 지역 시민들의 헌혈 동참과 골수 기증이 환자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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