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텅 빈 대전연탄은행… 달동네 주민 어쩌나

  • 사회/교육
  • 미담

창고 텅 빈 대전연탄은행… 달동네 주민 어쩌나

기업·개인기부 예년보다 줄어… 외상 구매 후 배달도 '나눔 위기'

  • 승인 2014-11-16 16:26
  • 신문게재 2014-11-17 7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16일 오전 대전시 동구 대동에 위치한 대전연탄은행. 올해 이곳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기온은 떨어지고 찬바람은 불어오는데, 기부로 들어와야 할 연탄이 예년만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년 해오던 연탄나눔 봉사를 안할 수도 없어 연탄창고에는 외상으로 들여온 연탄만 쌓였다.

현재 대전에선 1300여 세대가 연탄을 난방으로 사용해 겨울을 나고 있다. 그 중 형편이 어려운 이웃과 산동네 주민들에게 배달하기 위해선 20만장 이상의 연탄이 필요하지만, 올해는 연탄 기부가 줄고 나눠줄 곳은 늘면서 어려움에 처했다.

특히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일(13일)을 전후로 고3 수험생들의 자원봉사 문의가 이어졌으나, 올해는 이런 전화도 오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대전연탄은행 신원규 대표는 “수능을 마치고 고3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많이 했는데, 올해는 연락이 뚝 끊겼다”면서 “또 연말을 앞두고 좋은일을 하겠다고 연락이 왔는데, 올해 분위기는 정말 냉랭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나마 간간이 들어오는 연탄 기부로 대전연탄은행의 11월 스케줄은 연탄배달 일정으로 채워졌다.

대전연탄은행은 지난 12일 롯데백화점 직원 30명과 도마1동 어려운 이웃에 연탄 2000장을 전달했으며, 지난 15일에도 성남동 10세대에 2000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 21일에는 목상동과 신일동에 1300장, 22일 목동 13세대에 2600장, 29일에는 문창동 9가구에 1800장의 연탄을 전달할 계획이다.

대전연탄은행이 주로 찾는 곳은 형편이 어려운 이웃도 있지만, 연탄배달이 불가능한 고지대 산동네다.

연탄 1장의 가격은 배달료를 포함해 600원이지만, 고지대의 경우 1500원을 줘도 가지 않아서다. 일부 몰지각한 연탄업체는 고지대 배달이 어렵다는 이유로 도로 옆에 연탄을 내려놓고 가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업체측의 사정도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고지대 배달을 한 번 다녀오면 너무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영업에 막대한 지장이 생긴다는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자원봉사자가 직접 배달해 주는 대전연탄은행은 고지대 주민들의 밑불과 같은 존재.

그러나 올해 개원 10주년을 맞은 대전연탄은행이 기업과 개인 기부가 크게 줄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대전연탄은행 신원규 대표는 “10년째 연탄나눔 봉사를 해 오고 있는데, 특히 올해는 기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외상으로 연탄을 사서 배달하는 일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박태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