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맛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마블링 곱게 드리워진 한우 보다는 고기의 숙성 상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나라보다 소고기를 많이 섭취하는 외국에서는 살코기가 가득한 두툼한 소고기를 최상급으로 인정하고 있다.
둔산동에 위치한 '가온길'은 최상급 한우만을 엄선하여 20일 이상 숙성한 한우만을 취급한다. 한우가 숙성되면 카뎁신(Catepsine) 이라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생성되는데 이 성분이 고기를 부드럽게 하고 마블링을 감소시켜 고기의 풍미를 살려준다고 한다.
강민혜 사장은 “21일에 달하는 숙성을 감안해 최대 4개 유통업체를 순환하는 방식으로 고기를 받고 있다”며 “우리 집의 고기 맛은 좋은 고기의 유통과 철저한 숙성 단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집의 고기 두께는 최대 3에 달한다. 처음 오는 손님들 대부분은 “저렇게 두텁게 썰린 고기가 과연 골고루 익혀질까” 의문을 갖지만 최상급 백탄(참숯)에 구워진 숙성 쇠고기는 스테이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부드럽고 진한 풍미를 자랑한다.
샐러리를 갈아 만든 간장드레싱 샐러드, 파인애플을 갈아 마든 양상추 샐러드, 씨겨자와 직접구운 소금, 스테이크 소스는 고기 맛을 한층 돋우어 주는 상차림으로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밑반찬이다.
처음 숙성한우에 대해 생소했던 손님들도 2~3번씩 재방문을 통해 숙성한우의 맛을 알아가고 있다. 대전시청에 근무한다는 한 손님은 “고급 한식당에서 빛깔 좋고 마블링 선명한 고기를 선호했지만 이 집에서 좋은 한우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며 “고기 맛의 신세계(?)를 알려준 사장님께 오히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가온길에서는 숙성한우 외에도 다양한 점심특선 요리가 준비되어 있다. 강 사장이 매일 아침 메뉴를 선정해 집에서 먹는 밥처럼 메뉴를 구성한다. 충북 옥천에 있는 직영 농장에서 식재료 전량을 가져다 조리하는데 국, 찌개, 밑반찬까지 김 사장의 손맛이 담겨 있다.
일본식 육회로 불리는 '소고기타다끼'는 등심 한우의 인기를 위협할 정도로 단골손님들이 많이 찾는 메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야들야들 부드러운 것이 새콤한 샐러드의 향과 잘 어울린다.
▲메뉴=숙성등심 가온세트 8만9000원, 숙성등심(150g) 2만7000원, 갈비살(150g) 2만5000원, 한정특수부위(150g) 3만6000원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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