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타결] 제조업 '喜' 농민은 '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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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FTA 타결] 제조업 '喜' 농민은 '悲'

세계 2위 경제대국 파급… 中시장진출 확대 기대 충남농민은 '망연자실' 13일부터 대규모집회

  • 승인 2014-11-10 18:43
  • 신문게재 2014-11-11 1면
  • 강제일·박전규 기자강제일·박전규 기자
한·중 FTA(자유무역협정)가 10일 전격 타결되자 충청권에 있는 제조업 등 경제계는 지역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농·축산 분야의 피해를 우려하며 농민들이 대정부 투쟁을 예고한 가운데, 충남도는 다각적인 대책수립에 착수했다. 우선 한국무역협회 등 지역 경제단체에 따르면, 세계 최대 경제권인 미국, EU, 중국 모두와 FTA를 타결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FTA 체결의 경제적인 효과는 미국, EU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충남의 최대 수출·수입·교역국 및 무역수지 흑자 대상국으로 수출비중이 40%를 웃돌고 있는 상태다.

중국은 최근 세계 최대의 제조공장에서 최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FTA 타결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중국의 최대 수입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질 것으로 전망되며, 나아가 관세 인하 및 철폐로 인한 수출확대, 투자유치 확대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 대전충남지역본부는 “한·중 FTA 타결로 인해 지역 기업들의 15억 중국 내수시장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계류와 가전, 고급섬유 등의 품목은 관세철폐로 인한 중국 내수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 다만, 농수산물 분야 피해에 대한 우려는 제기되고 있으나, 국내 주요 생산 농수산물을 초민감품목군으로 분류해 개방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전통적인 농도(農道)인 충남 농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지역 농민들은 지금도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지어먹을 농사가 없다'라는 한탄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중FTA 타결은 곧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며 대정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 등 지역 진보 농민단체에 따르면 한·중 FTA 타결에 대한 원천무효 대정부 투쟁을 진행키로 했다.

13일 논산을 시작으로 일선 시·군청 앞에서 릴레이 농수축산물 적재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20일에는 지역 농민들이 직접 상경, 한·중 FTA 원천무효를 주장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지역 농민들은 급락한 농산물 가격 현실에서 한·중 FTA 타결로 기존 200~300% 관세가 매겨졌던 중국산 농산물이 국내시장에 더욱 싸게 들어오면 충남 농가의 몰락은 시간문제라고 걱정했다.

이밖에 돼지고기 등 축산 농가도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한·중 FTA 협정 체결로 국산보다 40% 이상 싼 중국산 삼겹살이 유입될 경우 가격 경쟁력 등에서 견뎌낼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 엄청나 정책실장은 “지금도 농산물 값이 워낙 떨어져서 지어먹을 농사가 없다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한·중 FTA 타결로 더는 농업을 지킬 수 없게 됐다”며 “농민 의견 수렴 없이 진행된 협정 타결에 대해 원천무효 투쟁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충남도는 중국으로의 농식품 수출 확대 등 대책수립에 착수했다. 이번 한·중 FTA에서 쌀은 협정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됐고, 고추, 마늘, 양파 등 주요 양념채소류와 사과, 배 등 581개 품목이 양허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타결로 국내 농업 생산은 2020년까지 2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도는 지난 2011년 도하개발아젠다(DDA)·자유무역협정(FTA)에 대비한 충남 농림어업 종합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도는 그동안 충발연, 전문가 등과 한·중FTA 타결로 인한 예상 시나리오와 장·단기 대응 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피해보전 대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아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제일·박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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