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대학은 10일부터 16일까지 시민공동체 학습주간을 진행하는데, 특강을 진행하는 강사 중 선출직이 일부 포함된 것은 물론, 강의실을 가득 채우기 위해 기존 강의를 강제로 휴강시켰기 때문이다.
10일 대전시민대학에 따르면 시민공동체 학습주간은 대전시민대학의 설립 목표인 시민의식을 향상하고 시민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 기간 동안에는 기존 1100여 개의 강좌가 모두 휴강한다.
대전시민대학은 이 기간 18개의 특강을 마련했으며, 강사 중에는 김인식 대전시의회의장, 한현택 동구청장, 박용갑 중구청장,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등 선출직이 대거 포함됐다.
문제는 학습자들에게 기존 강의를 들을 지, 특강을 들을 지 선택할 기회 조차 주지 않고 강제로 기존 강의를 휴강해 학습권을 침해했다는 점이다.
또 특강을 진행하는 강사들에게 20만원의 특강비도 지급, 선출직의 경우 시민대학을 이용하는 1만 8000여 시민들에게 얼굴도 알리고 돈도 벌 수 있는 기회로 전락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민대학 측은 신입 강사들에게는 연초 강사 오리엔테이션에 기존 강사들에게는 편지를 통해 시민공동체 학습주간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학습자들에게는 강의실 알림판에 충분히 공지를 했고, 지역사회 리더를 초청해 지역사회에 대한 정책이나 비전, 시민공동체에 대해 강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민들과 기존 강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한 시민은 “좋은 취지로 마련됐다면 무료로 강의를 하든 지, 기존 강의에 지장이 없도록 따로 시간을 내서 진행했어야 했다”며 “기존 강의를 휴강시켰다는 것은 학습자들이 지불한 강의료로 특강료를 지급하는 것이 아니고 뭐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A강사는 “초청된 외부강사에 대해 납득할 수가 없다.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사나 정말 좋은 강사라면 우리도 큰 불만이 없는데 고작 선출직과 기업의 대표 등을 초청해 놓고 기존 강의를 휴강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휴강된 기간 동안은 강의료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생계에 지장이 있는 강사들도 있는데 이건 누가 책임질 거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전시민대학 관계자는 “지난 해에는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 시민공동체 학습주간을 진행했더니 참여율이 저조해 올 해는 기존 강의를 빼고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 같은 내용을 알린다고 알렸지만 전달이 잘 안 돼 오해가 생긴 것 같다. 내년에는 합리적인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강료는 지급기준에 따라 지급되고, 대부분 공인이어서 재능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명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