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독으로… 한탕의 늪

취미가 독으로… 한탕의 늪

대전시 1만1192여명 달해… 베팅액 62만원 전국 상위 로또 >온라인게임 >화투 順 도박중독 치유 10여년 걸려

  • 승인 2014-11-09 16:20
  • 신문게재 2014-11-10 1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월요포커스]도박중독


불확실한 미래의 특정 결과를 기대하며 경마와 경륜, 카지노 등에 돈을 거는 행위인 도박이 지역사회에 뿌리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최근 도박성 게임의 다양화와 함께 장기적인 경기침체, 취업난 등으로 '한탕주의'가 만연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도박중독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20대 젊은층부터 70대 노인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도박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지역사회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9일 한국마사회의 전국민대상 대규모 도박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전과 충남 등 충청권의 도박중독 문제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전의 도박참여율은 63.2%로, 전국 평균(58.1%)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충북과 충남의 도박참여율은 각각 69.6%, 67.6%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1, 2위를 차지할 정도다.

대전은 도박중독의 대표 척도인 베팅액도 평균 62만원으로 전국평균(53만원)보다 18%가량 높은 수준이다. 높은 도박참여율에 따라 도박중독자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도박중독자는 전체 성인 인구의 약 0.9%인 33만6550명에 달한다. 문제성 도박자를 포함하면 도박문제 인구는 전체 성인 인구의 2.1%인 80만566명으로 추정됐다.

대전의 경우 도박중독자는 성인 인구의 0.3%인 3696명이고, 문제성 도박자를 포함하면 성인 인구의 1.0%인 1만1192명으로 조사됐다.

충남은 문제성 도박자를 포함한 도박중독자는 성인 인구의 0.5%인 7408명으로 조사됐다. 충북의 도박중독자는 성인 인구의 0.3%인 3692명이고, 문제성 도박자를 포함하면 성인 인구의 1.0%인 1만1212명이었다. 대전의 1년간 도박활동일 수는 36.1일이고, 충남은 50.1일, 충북은 51.6일이었다.

가장 많이 하는 도박은 로또가 60.1%로 월등히 높았고, 다음으로 온라인게임(37.6%), 화투·포커(33.7%), 내기당구·바둑·장기·골프·낚시(10.6%), 즉석복권(3.4%) 순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사행산업 실태자료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도박중독 위험인구는 265만명에 이르고, 성인 한 명이 연간 53만5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사행산업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9조6726억원으로 전년대비 0.7% 증가했으며, 사행산업 시장은 최근 5년간 3조1404억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사행산업 성장으로 도박에 빠져 가산을 탕진한 안타까운 사연도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대전에 사는 김모(46)씨는 5개월 동안 인터넷 게임 도박으로 3억원을 날려 빚쟁이 신세가 됐다. 부모와 여자친구가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한 번만 터지면 된다'는 생각에 계속 돈을 걸게 됐다는 김씨. 지금은 도박을 끊기 위해 매일 자신과의 싸움으로 지옥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있다.

충남에 사는 한모(38·여)씨는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로 받은 2억원가량의 돈을 모두 탕진했다. 부모가 일부 빚을 갚아줬으나, 도박의 유혹에 못 이겨 또다시 도박의 늪에 빠지면서 1억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한씨는 실망스런 자신의 모습에 3살 먹은 딸을 볼 자신도 없다고 한다.

이처럼, 도박중독자들이 도박을 시작한 후 다시 끊기 위해 치료를 받기까지 평균 10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마치 수렁처럼 헤어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박중독자들을 치유하고 예방 및 홍보 역할을 하기 위해 오는 27일 문을 여는 대전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에 기대감을 갖는 이유다.

김세진 대전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장은 “대전의 장외발매소를 비롯해 특히 청소년들의 도박중독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시민들에게 도박중독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