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학노조 “국립대학재정회계법 철회하라”

기성회비 반환訴 판결 앞두고… 고용·근로조건 보장 등 촉구

전국대학노조가 일반회계와 기성회계 교비 회계를 통합하는 국립대학재정회계법(안)의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내년초 국립대 기성회비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립대 직원들이 재정회계법의 철회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현재 9개월째 국회에 표류중인 대체법안 통과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국대학노동조합은 4일 세종시 교육부 정문앞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정부는 기성회직원의 고용과 근로조건을 유지 보장하고, 국공립대학에 대한 재정확충 등 책임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전국대학노조에는 전국의 40여 국공립대 중 30여 대학에서 2000여 명의 기성회직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

전국대학노조는 “대법원 확정 판결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기성회계를 재원으로 급여를 받아온 수 천명의 기성회직 노동자들의 임금지급 근거가 사라져 이 또한 커다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정부가 해결방안으로 제안한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안)'은 일반회계와 기성회계를 교비회계로 단순히 회계 통합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공립대에는 현재 총장이 임용하고 기성회계를 재원으로 급여를 받고 있는 수 천명의 정규, 비정규 기성회직원들이 있다”며 “대체 재원이나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으면 사실상 해고에 준하는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렇게 대학노조가 재정회계법의 철회를 촉구하면서 기성회계 문제는 또한번의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현재 기성회비 대체 법안은 기성회 회계를 폐지하고 이를 일반회계와 통합해 대학별 교비회계를 설치하는 내용의 '국립대 재정회계법안'(민병주 의원) 등 3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지난 2월 이후 9개월째 표류상태다.

이런 가운데 대학 노조가 정부와 새누리당 주도의 재정회계법안 철회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대체법 통과가 더욱 요원하게 됐다.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수업료와 기성회비를 수업료로 일원화해 세입 처리했기 때문에 관련법 처리가 늦어져도 당장 큰 문제가 없겠지만 임시방편 해법인 만큼 대체법 마련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