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충남도 4급 이상 퇴직공무원 10명이 산하기관에 재취업한 것과 관련, 의견이 분분하다.
도 산하기관이 '관피아' 양산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판과 전문성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는 쪽과 공무원 출신의 풍부한 행정경험이 기관 운영에 도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엇갈렸다.
4일 충남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9월 30일 현재)까지 퇴직자(명퇴포함) 가운데 10명이 산하기관으로 재취업했다.
직급별로는 3급(부이사관) 퇴직자가 4명, 4급(서기관) 퇴직자가 6명이다.
퇴직전 소속은 도 본청 7명, 일선 시·군 부단체장 2명, 사업소 1명이다.
취업 기관은 테크노파크, 개발공사, 청소년진흥원, 발전연구원, 도 체육회,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도 생활체육회, 역사문화연구원, 사회복지협의회, 여성정책개발원 등이다.
이 가운데 8명은 현재 산하기관에서 근무중이며 2명은 퇴직했다.
일각에서는 퇴직자 가운데 적지 않은 숫자가 산하기관에 재취업한 것을 두고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척결대상으로 지목된 소위 '관피아' 양산 창구 역할을 그동안 도 산하기관이 자처해 온 것 아니냐는 견해다. 실제 최근 3년간 산하기관 재취업자 숫자는 같은 기간 충남도 4급 이상 퇴직자 55명(2012년 17명, 2013년 22명, 2014년 16명)의 20%에 육박할 정도다.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이상선 대표는 이에 대해 “결국 공무원의 자리 돌려먹기이며 회전문 인사”라며 “민간인을 채용함으로써 기대되는 전문성 확보도 어렵게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찬성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산하기관에 재취업하는 퇴직 공무원들은 평균 30년이 넘는 풍부한 공직 경험으로 오히려 기관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견해다. 이른바 관피아처럼 외부 입김에 의한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공모를 통해 채용한다는 점도 힘을 보탰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 산하기관 관피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인사검증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충남도의회 장기승 의원(아산1)은 “세월호 참사에서 관피아 적폐가 여실히 드러났고 충남도에도 이 문제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며 “앞으로 의회 차원의 인사검증위원회를 통해 인사 적절성 여부를 꼼꼼히 따져 도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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