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참여율은 절반도 되지 않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부모를 대신해 조사문항에 답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효성 논란만 키우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교원에 대한 평가 등을 위해 지난달 1일부터 오는 23일까지 대전지역 301개 초·중·고·특수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온라인 학부모 만족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교육부에서 제공한 교원에 대한 질의서를 토대로 학교별로 일부 수정한 질문서를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면 학부모가 '나이스 대국민서비스'에 접속해 답변을 올리는 방식이다.
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2010년 처음 도입해 올해가 5회째다.
학부모들의 만족도 조사결과는 해당 교사가 확인할 수 있어 학부모들의 반응에 따른 수업의 질 개선 등에 참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같은 만족도 조사에 학부모의 참여율이 저조해 실효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초·중·고·특수학교 전체 학부모의 44.5%만 만족도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족도 조사 참여율이 가장 높은 경우는 55.8%로 초등학교에서 나타났고,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29.7%에 그친 수준이었다.
이렇다 보니 교육부까지 50% 수준으로 만족도조사 참여율을 높이라고 재촉하고 있지만, 전체의 절반이 넘는 학부모가 이 같은 온라인 만족도 조사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상황이다.
문제는 또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담임교사가 전 과목을 가르치기 때문에 학부모의 만족도 조사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중·고등학교에서는 논리가 부족하다. 과목별 교사가 달라 학부모가 개별 교사를 파악하기도 어려운데 교사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최근 한 고교에서 학부모 대신 학생들이 학부모 만족도 조사에 참여했다는 말이 전교조 대전지부에 알려지면서 만족도 조사 시행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전교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한 과목에 2명의 교사가 중복으로 수업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때에는 어떻게 평가하는 게 정확한 것”이냐며 “교원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가 아닌, 일괄적으로 평가를 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비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 만족도 평가를 통해 교사가 수업의 질을 높이는 등 순기능이 있다”며 “내년에는 학교 설명회 등을 통해 학부모의 만족도조사 참여율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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