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쌍타망(雙拖網) 어선 금어기가 끝나면서 서해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 어선들은 어족 자원을 싹쓸이하는 것은 물론 흉기를 사용해 해경 안전을 위협하는 등 갈수록 악랄함을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안해경에 따르면 중국은 자체적으로 어선별 금어기를 정해 운영하고 있다. 두 척의 배에 각각 그물 한쪽씩 걸고 바다 밑에 그물을 내려 저인망 조업을 하는 쌍타망 어선은 금어기가 4월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다. 지난달 16일부터 금어기가 풀린 셈이다.
한중어업협정에 따라 사전에 허가받은 중국 쌍타망 어선 770척은 우리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조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허가를 받지 않은 어선이 불법적으로 우리 측으로 넘어와 조업하는 경우가 다반사며 최근에는 기업형으로 수백여 척이 동시에 조업에 나서는 경우까지 있다.
중국 어선 불법조업은 쌍타망어선 금어기가 끝나는 시기와 맞물려 가을과 겨울 사이 최고조에 이른다는 것이 어민들의 전언이다. 실제 태안해경의 2013년 불법조업 중국 어선 나포 현황에 따르면 전체 26척 가운데 15척이 10~12월에 집중돼 있다. 올해도 지난달에만 무허가 쌍타망 어선 4척이 태안해경에 나포되기도 했다.
중국 쌍타망 어선의 위협은 이뿐만 아니다. 이들은 기준보다 훨씬 좁은 어망을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 치어까지 무차별로 잡아가 국내 어장의 씨를 말리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해경 단속에 대한 준비도 철저하다.
최근에는 해경의 단속을 피하고자 등선(登船) 길목에 쇠창살을 꽂아 놓거나 조타실 문을 철문으로 만들어 놓은 경우도 허다하다.
심지어는 해경을 향해 흉기와 둔기 사용도 서슴지 않는 흉포함을 보인다. 지난달 5일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단속 중인 해경에 극렬히 저항하다 총을 맞고 숨진 중국인도 쌍타망어선 선장이었다.
태안해경은 대형함정 1척(1500t급), 중형 2척(300t급)으로 중국 쌍타망어선에 맞서고 있지만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로함만 더해가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최근에는 EEZ를 침범,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이 너무 많다 보니 경비함정 단독 단속은 힘들어 인접 해경과 함께 합동단속에 나선다”며 “이 경우 정해진 출동(해상경비) 기간보다 연장해서 경비를 서고 입항 중인 함정 역시 출동 기간이 아님에도 합동단속을 위해 출동하는 등 애로점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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