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이 지역은행 역할을 하기위해서는 독립법인이 필수 사항이지만 시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대전시와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의 법인 분리를 시로부터 수차례 받았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의 법인 분리는 지역은행의 전제조건으로 지역에 맞는 다양한 상품과 지역에 맞는 금융지원,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자금유출 방지 등이 가능하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외환은행 합병과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답변을 미뤄왔다.
일각에서는 하나은행이 충청영업그룹의 법인을 분리할 경우, 전산 분리 비용과 법인세, 조직분리에 따른 인건비 등 수천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묵인하고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충청영업그룹의 법인 분리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면서 한쪽으로는 지방은행을 자처하며 지역에서 각종 특혜를 받고 있다는 것이 지역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30일 대전시와 충남도 등이 대전·충남지역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 나서자 '지역은행 역할강화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지방은행의 역할을 하겠다고 자처하는 등 이중적 행보를 보였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하나은행은 연 4조원대의 대전시 예산을 운영하는 시금고와 각 5개 자치구금고 유치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중앙회로부터 '중소기업지원자금'을 타 은행과 비교하면 월등히 추천받는 등 시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 충청은행출신인 함영주 대표가 지방은행의 역할론에는 관심이 없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함 대표는 서울은행 출신으로 하나은행과 합병돼 지금의 직위까지 오른 인사로 지방은행의 역할과 책임, 의무 등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오로지 본인의 승진에만 관심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금융권 한 관계자는 “법인분리를 하지 않은 채 지방은행을 자처하는 것은 충청권에서 하나은행의 입지를 확고하게 하기 위한 꼼수”라며 “법인이 분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은행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보여주기 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민간 기업이라 강요할 수 없지만 지역은행 역할을 하려면 법인 분리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세종시와 과학벨트 등 충청권의 입지가 높아지는 만큼 장기적으로 법인 분리를 유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관계자는 “법인 분리는 꾸준히 제기돼 왔던 문제로 본사 차원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책임을 본사로 돌렸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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