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알아야하는 특허이야기] 개방형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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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아야하는 특허이야기] 개방형 전략

널리 이롭게 사용하라… 독점 벽 허무는 '혁신'

  • 승인 2014-10-30 14:22
  • 신문게재 2014-10-31 11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 천세창 특허청 특허심사1국장
▲ 천세창 특허청 특허심사1국장
세계 최초 특허권인 '스테인드글라스 제조' 발명이 1449년 영국 헨리6세에 의해 존 우티남에게 부여된 이후, 특허는 국가가 부여하는 합법적인 독점권으로 자리 잡았다. 발명자는 특허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고, 특허권을 보유한 기업은 특허를 이용하여 시장에서 경쟁한다.

최근 이런 특허제도의 통념을 깬 기업이 등장했다. 특허매입, M&A 등을 통해 특허를 적극적으로 확보하여 시장을 쟁패하려는 특허전쟁 시대에 독점권인 특허를 경쟁자들에게 개방한 '테슬라'가 그 예이다. 테슬라는 지난 6월, “좋은 의도로 테슬라 기술의 사용을 원하는 누구에게나 특허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며 '특허개방'을 선언하였다. 왜 '특허개방'을 선택했을까?

테슬라는 6초 만에 100㎞ 가속, 1회 충전으로 430㎞를 주행하는 '모델 S'라는 전기자동차를 개발, 판매하며 자동차 산업의 파괴적 혁신기업으로 급부상하였다. 하지만, 타 기업의 특허사용을 배제하는 폐쇄적 특허독점, 특허소송 전략으로는 자동차 시장의 1% 정도에 불과한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기반을 넓힐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테슬라는 특허개방을 통해 '내연기관 가솔린' 자동차 시대를 마감하고 '전기' 자동차 시대를 열려 한다.

'개방형' 특허전략을 선택한 것은 테슬라가 처음이 아니다. 특허권을 독점하지 않고 개방하여 수익을 확대하고자 하는 '오픈 플랫폼' 전략은 후발업체가 시장장악을 위해 주로 활용한다. 애플과 IBM의 PC 전쟁에서 IBM이 HW와 SW를 '기술 매뉴얼' 형식으로 공개하였고, 애플과 구글, 삼성의 스마트폰 특허전쟁에서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무료로 공개하였다. IBM과 구글은 '특허개방'을 통해 PC 개발업체, 휴대폰 제조업체, 이동통신사 등 우군을 확보해 애플이 앞서 있던 시장에서 경쟁주도권을 확보했다. 테슬라의 개방형 특허전략 역시 GM, 벤츠, 현대 등 거대 자동차 업체와 엑손모빌, BP 등 글로벌 정유업체에 맞서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과 테슬라의 비약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Big 5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미국 테슬라, 노르웨이 싱크(THINK), 中 BYD 등 혁신, 벤처업체들이 2차전지 등 전기자동차관련 혁신적 특허를 바탕으로 시장과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 2만 3,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테슬라의 시장가치는 31조원(주가 235달러), 200배 넘게 판매한 현대자동차(473만대)의 시장가치 38조원(주가 163달러)이다.

탄소섬유가 강판을 대신하고 화학업체가 전지를 개발하여 자동차 회사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바야흐로 산업간 창조적 파괴와 융합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테슬라와 같은 시장창조적 기업(Market Creator)이 보다 많이 출현하려면, 경제활동 전반에 창의성에 바탕 한 혁신 노력과 시장을 선도, 지배할 수 있는 특허확보, 그리고 시장 프레임을 바꾸는 특허전략에 적극적 관심, 실천이 필요하다.

천세창 특허청 특허심사1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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