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혁씨 |
햇살배움터는 학교 밖 마을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고민하고 지원하는 마을단체다. 그 동안 아이들을 위해 애썼던 선배 학부모들의 노력과 마을안으로 들어와 살며 학교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났던 마을선생님들의 수고가 현재 홍동을 중심으로 새로운 교육모델을 실험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요즘 학교와 마을에서 공동으로 진행하는 '마을탐구생활'이라는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몇 가지 소회를 나누고자 한다. '마을탐구생활'은 홍동중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5-6교시 학교를 나와 마을에 살고 있는 아저씨, 아주머니, 삼촌, 이모를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9주동안 아홉명의 마을 이웃들을 각자 다양한 삶터와 일터에서 만나게 된다. 만남을 통해 마을에서 살아가며 겪었던 생생한 삶의 이야기 듣고 궁금한 내용들을 묻고 답하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또 하나, 이 프로그램에서 중요하게 다루고자 한 것은 농촌에도 다양한 직업을 갖고 살아가는 이웃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마을탐구생활'은 홍동중학교와 햇살배움터에서 공동기획하고 햇살배움터가 섭외와 진행을 담당했다. 작은 프로그램 하나의 사례지만 학교에서 마을과 함께 하지 않고 학교가 맡아서 모든 부분을 진행했다면 겪게될 어려운 과정들은 고스란히 선생님들의 몫인 것이다.
학업지도, 행정업무에 더해져서 또 다른형태의 업무를 부여받게 된다. 이 몫을 마을과 나누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 교육현실에서 쉽지 않은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이 참 안타깝다. 여기서 뒤집어 본다면 어느 마을에서 교육적 역량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학교와 마을이 함께 교육을 한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그래서 학교와 마을(지역)이 함께 손을 잡는다는 것은 두 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한다. 학교의 문턱을 낮추는 일과 마을이 교육의 힘을 기르는 것이다.
두 번째로 아이들은 학교를 선택할 때 학교특성에 맞춰 선택하거나 주소지에 따라 정해주는 곳으로 학교를 다니게 된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발령지와 거주지가 다른 경우가 대다수일 것이다. '마을탐구생활'을 진행하면서 학교선생님들이 마을에서 아이들과 이웃으로 만난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고 보면 예전 우리교육은 선생님이 아이들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마을에서 함께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와 마을이 함께 교육을 고민할 때 학교선생님이 마을 이웃이라면 어떨까? 학교에서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이야기를 알고 있는 교사가 학교에 있다는 큰 장점을 갖게 되고 마을에서도 우리이웃 아무개가 학교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그 만큼 쉽게 학교와 이야기 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있다는 것이다.
홍동중학교는 참 행복한 학교다. 왜냐하면 두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인데, 첫 번째는 함께 손잡고 일할 수 있는 마을사람들이 있어서고 두 번째로 마을에서 이웃으로 함께 사는 마을교사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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