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헌 편집부국장 |
때문인지 충청인사들이 뉴스 메이커로 등장하는 일이 많아졌다. 중심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있다.
충북 음성 출신의 반 총장은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 대통령이라는 유엔 사무총장을 무난하게 역임하고 있는 그의 이력과 현실정치의 때가 덜 묻었다는 점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반 총장이 출마할지 말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에 대한 지지도는 과거 여러 정치인들의 장면과 오버랩 되기도 한다. 아직은 3년이나 남은 대통령 선거. 대세가 될지, 거품이 될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충남 논산이 고향인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도지사 재선을 통해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혀 나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왼팔, 집사 이미지와 한계를 거의 극복한 듯하다. 오히려 배반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각인되며 호감으로 작용하는 면도 있다. 아직은 차기보다는 차차기에 더 많이 언급되는데, 상황에 따라선 '난세의 영웅' 역할을 피하기만 하는 것도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충청 출신이라는 점이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 내공을 키우는 모습이 역력하다.
역시, 충남지사를 역임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최근 가장 많은 뉴스의 초점을 받고 있다. 세월호 이후 여야 원내대표 회동 때마다 그는 전 국민의 주목을 받았고 수세 입장일 수밖에 없었던 여권으로서 무난하게 임무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청와대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아보이는 이 원내대표는 유력한 국무총리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총리를 거친다면,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무르익고 있는 충청 대망론 속에서 충청의 각종 현안들은 여전히 잘 풀리지 않고 있다.
그동안 중앙무대에서 충청인사들의 잦은 등장과 관심만큼, 지역에 얼마만큼의 성과로 돌아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속빈강정, 빛좋은 개살구가 아닐는지 우려하는 목소리다. 전국구 인물이 되면 지역색은 퇴색돼야만 하는 이중성이 있다. 그만큼 지역을 위한 현실적인 도모는 쉽지가 않다.
가장 가까이 돌이켜 보자. 19대 국회 전반기를 보면, 기대가 컸던 탓일수도 있겠지만, 실망스런 평가의 시선이 많은 것은 어쩔수 없다. 전반기 국회의장에 부의장은 모두 대전 출신 현역 국회의원이었다. 6선에 내리 4선의원이었지만 결과는 어떤가. 목소리 높여 자신했던 도청이전특별법은 국회에서 함흥차사다. 여야 의원들 할 것 없이 관련 법안을 제출해 놓았지만, 별 진척이 없다. 충청에는 대선때마다 잠룡이자 불사조로 불리는 의원이 또 있지만, 그 역시, 6선을 하는 동안 충청에 얼마나 많은 족적을 남겼는지는 잘 모르겠다. 국회의원들에게서 몇몇 지역구 예산을 확보했다는 자료는 봤지만, 굵직한 지역 현안해결에 있어서는 목이 움츠러드는 모습이다.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현역국회의원들에 대한 여론이 다른 어느때 보다 심상치가 않다는 점은 국회의원들이 특히 곱씹어 봐야 한다. 절반정도 임기를 남긴 국회의원들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할 일이다.
충청 대통령 꿈을 꾸다보니, 답보상태의 현안들이 자꾸 얽혀서인지, 글도 따라 엉키며 옆으로 한참 샜다. 꿈은 잠룡들에게 맡기고, 막 시작된 내년도 예산 전쟁에서 대망론의 주인공들과 지역의 정치인들이 어떤 역할을 통해 얼마 만큼의 선물 보따리를 가져오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국회의원들로는 해결이 안되니, 대통령 꿈을 더 간절하게 꾸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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