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인 대전심리상담센터 연구소장 |
청년들은 자신의 견해뿐 아니라, 타인의 입장에서 자신을 보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도 소유하게 된다. 이 글에서 사용하는 '청년기'라는 용어는 인간 발달 단계 분류상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영역이 아니라, 청년 후기인 초기 성인기를 지칭하는 말로써 20세에서 36세에 해당하는 청년 후기, 또는 초기 성인기를 일컫는 말이다. 이 시기에 큰 변동성을 갖는 자기발달로는 자기개념과 자아존중감, 정체감 등이 있다. 이번 칼럼은 청년기의 자기존중감의 변화에 대한 이해와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무기력증과 우울로 힘들어하는 청년들, 그리고 우울과 무기력에 빠져있는 자녀를 지켜보며 힘들어하는 가족들에게 회복에 대한 소망의 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청년기의 자아존중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자기존중감(Self-esteem)'은 '자기개념의 평가적 측면으로 자신이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부분이다' 자신의 신체적 특성 및 심리적 특성을 지각하는 것이 자기개념의 주요 특징이라면, 자기존중감은 자기평가의 결과다. 일반적으로 높은 자기존중감을 지니고 있는 개인들은 타인과 융통성있고 적응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반면, 낮은 자기존중감의 소유자들은 사회적 상황에서 자주 긴장하고 어색함을 느끼기 때문에 타인과 의사소통을 잘 하지 못한다.
청년기의 자기존중감은 초기청년기의 급변하는 육체 및 정서, 사회적 변화로 인하여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들도 있었다. 로빈스(Robins)에 의하면 자기존중감은 아동기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청년기 동안 상당한 정도로 감소한다고 한다. 그러나 로젠버그(Rosenberg)는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로젠버그는 자기존중감을 지표적 자기존중감(Barometric Self0esteem)과 기준선 자기존중감(Baseline Self-esteem)으로 구분한다. 지표적 자기존중감이란 상황적 특성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자신의 측면인 반면, 기준선 자기존중감은 순간적 상황에 따라 변화하지 않는 자기존중감의 항상적 측면이다. 로젠버그의 주장에 의하면, 청년초기 동안 자기존중감의 감소는 지표적 자기존중감에 의한 것이며 실제로 기준선 자기존중감까지 변화하지는 않는다. 지표적 자기존중감은 상황변화에 의한 것이므로 곧 회복된다는 것이다.
자기존중감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며, 자신에 대해 존엄성을 부여하는 요인이다. 청년후기 동안 자기존중감에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발달적 차원보다는 아동기에 형성된 자기존중감에 기초한 성장이 더 크다. 실제로 아동기 동안 높은 자기존중감을 지니고 있었던 개인들은 청년기 동안에도 여전히 높은 자기존중감을 유지할 수 있다. 자기존중감은 목표를 성공적으로 성취함으로써 형성된다. 성공적 성취에 대한 자기만족과 타인의 긍정적 평가는 자기존중감 형성에 중요한 요소로서 작용한다. 이 사실은 생애 초기에서부터 시작되는 성공경험과 타인의 긍정적 평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 준다.
청년기의 자기존중감은 정신건강 및 심리적 행복감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자기존중감이 낮은 청년은 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자기존중감이 낮은 청년에게 부모의 기대가 높을 때, 청년의 무력감이 커지며, 이 무력감은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반면에, 부모와 또래집단의 따뜻한 지지와 배려가 있을 때 낮은 자기 존중감으로부터 회복될 수 있다.
비록 생애초기의 자기존중감이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기는 하지만, 변화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후기 청년기의 자기존중감 향상을 위한 방안들은 마땅히 고려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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